[기자수첩]슈워제너거의 카리스마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11.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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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슈워제너거의 카리스마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에 미국인들의 소비수준이 비교적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이 기간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했다. 연휴 첫날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에 8.3% 증가한 데 비하면 부진하지만 고유가와 주택 침체 등의 악재를 고려하면 '선방'으로 볼 수 있다. 26일 아시아 증시가 방증이다.

추수감사절 매출이 주목을 받은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 신용 경색이 불거진 이후 세계는 미국 경제의 침체를 우려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및 식료품값 급등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관측이 더해지면서 미 경제가 '스태그플래이션'(저성장 속 고물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증폭돼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위기는 내년에 더 악화될 것"이라며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대출 규모가 3620억 달러에 달하며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연체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침체된 주택 시장을 살리지 않고서는 서브프라임 위기도 잡을 수 없다. 올해 압류되는 주택은 지난해 70만5000건의 2배인 13만5000건에 달하며 내년에는 144만건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기존주택판매의 약 45%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주택 시장은 '주택가격 하락→모기지 연체율 증가→압류주택 증가→주택가격 하락'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고리를 끊는 것만이 주택 시장 침체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예방하는 최선의 해법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집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주택 시장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목할 만한 조치가 나왔다. '터미네이터'로 친숙한 아놀드 슈워제너거 주지사가 지난주 모기지 업체 4곳과 금리 동결에 합의한 것. 여기에는 미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도 포함돼 있다.

영화속에서 위기에 처한 미국을 구해 온 슈워제너거 주지사의 카리스마가 현실 세계에서도 통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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