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적정가치 얼마?

더벨 박준식 기자 2007.11.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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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IC 2.4조 VS 업계 1.8조..베팅·추가투자 고려하면 "4조 이상"

현대오일뱅크 인수전은 GS (46,900원 ▲650 +1.41%)칼텍스와 롯데, STX (7,800원 ▲130 +1.69%), 미국 코노코필립스가 4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현대오일뱅크의 적정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들여다 보는 게 첫번째 관전 포인트다.

숏리스트(우선협상대상 후보)에 든 4개사는 금명간 마무리될 최종입찰에 대비해 경쟁사들의 입찰가격을 알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전은 4개사가 1차적으로 가격경쟁을 벌이고 최고가격을 써낸 후보가 매각대상 지분의 우선매수권이 있는 현대중공업과 다시 한번 겨뤄야 하는 구조다.

현대오일뱅크의 70% 지분을 소유한 아랍에미리트 국영투자회사인 IPIC는 50% 이상의 지분을 매각, 경영권을 넘길 수도 있다는 입장. 현대오일뱅크의 총 발행주식은 2억4508만2422주로 전문가들은 실적과 자산 등을 고려할 때 기업가치가 주당 9000원에서 1만2000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인수후보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50%+1주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입찰 예상가는 최소 1조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이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순수한 지분가치 외에 경영권 프리미엄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 적정가치 얼마?


당초 IPIC는 경영권을 넘기는 수준의 지분매각을 할 경우 지분평가액 외에 60%의 프리미엄을 원했다. IPIC의 주장대로라면 낙찰예상가는 1조76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IPIC는 올초 이와 같은 논리로 미국 코노코필립스와 협상을 진행하다 원매인의 협상포기로 매각계획이 무산됐다.

하반기 이후 지분 매각 작업이 다시 시작되면서 입찰 예상가는 하락했다. 정유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이라 원매인이 많지 않고 시설투자를 위한 추가자금 부담도 크기 때문에 시장이 원매인 위주(buyer's market)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IPIC가 경영권프리미엄을 포함, 현실적인 매각가를 주당 1만5000원(1조83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당 1만5000원은 당초 IPIC가 공개입찰 방침을 정하기 이전 현대중공업과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했을 당시 요구했던 금액과 일치한다.

업계에서는 인수후보 중 하나인 GS칼텍스가 최종낙찰을 위해 2조원 이상의 베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GS는 업계 1위인 SK에 밀려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최근 설비투자에 집중해 규모의 경제를 갖추려는 의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입찰가를 높일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허동수 회장이 직접 합작사인 쉐브론의 입찰동의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한다.

GS칼텍스는 내부적으로 1차 원매인들을 물리칠 수 있는 입찰가와 우선매수권을 가진 현대중공업의 가격협상 전략 등에 대한 분석을 마친 후 최종입찰가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IPIC가 자신들이 생각한 가격대로 지분을 팔 수 있다면 지난 1999년 50%의 지분매수를 위해 6127억원을 투자한 이 중동회사는 8년 만에 1조2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최종인수자는 지분인수금액 외에 정유업 고도화 설비 투자에 2조원을 추가적으로 들여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현대오일뱅크 인수금액은 약 4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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