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지난 1일 장중 2085.45포인트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약세로 돌아서 23일에는 1772.88포인트(종가)로 마감했다. 지수만 15% 하락했고,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의 낙폭이 컸다.
차명으로 주식을 사 모으며 주가를 올렸는데, 주가가 최고치에 달했을 때는 저축은행에서 빌린 자금의 4배 이상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하기 전까지 장부상의 이익에 불과하다. B씨가 주식을 처분하려는 시점에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M&A 재료가치가 떨어지며 매수세가 줄었고, 주식을 처분하기도 어려워졌다.
A사의 주가가 하락하자 B씨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줬던 C저축은행이 압박에 나섰다. 자금을 모두 상환하거나 주가를 현재보다 50%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라는 요청이었다.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 담보비율이 부족해 곧바로 주식을 처분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B씨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명동시장부터 강남 사금융업체까지 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는 과거 신용위기 당시 카드나 대출을 돌려막던 모습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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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 끝은 횡령? = B씨는 아직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지는 않았지만 이런 여건에서 회사자금을 횡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회사에 자금이 넉넉하면 이를 활용해 급한 돈을 막고 나중에 메우는 식이다.
코스닥 기업에서 이뤄지는 최대주주 혹은 경영진의 횡령은 이런 사례가 많다. 운이 좋으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회사를 매각해 횡령한 자금을 메울 수 있지만, 이에 실패하면 '최대주주 횡령혐의 발견'이라는 공시가 나오기 마련이다. M&A가 이뤄진 상장기업들의 딜조건을 보면 '빵꾸(횡령액) OO억원 포함한 매매가'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한편 B씨에 대출을 해 준 C저축은행도 자금을 회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담보로 받은 주식을 처분할 길도 막막해 난감한 처지다. 이 경우 회사를 제3자에게 매각해 최대 주주의 동의가 없는 M&A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