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슬람債시장 뛰어들었냐고?"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7.11.2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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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굿모닝신한證 사장 단독 인터뷰]

"왜 이슬람債시장 뛰어들었냐고?"


"제살깎기로 살아남을 수 있나. 남들이 가지않은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난자리에서 이슬람채권(수쿠크)·팜오일을 비롯, 왜 '생소한' 사업에 잇따라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사장은 "증권사 사장으로 지내보니 베트남이 뜨면 베트남에 와르르 몰려가고, 잘되는 펀드 있으면 서로 베끼고, 인력 빼가기 바쁘고...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심각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이런 경쟁으로는 누가 발전할 수 있겠나" 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 사장은 "남들이 가지 않은 시장을 먼저 가겠다는 것이 굿모닝신한증권의 목표"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내 금융사로서는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현지증권사와 손잡고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쿠크는 코란율법에 의해 이자가 금지돼 있는 이슬람문화권에서 배당금 형식을 빌어 수익을 지급하는 이슬람 채권이다. 중동의 풍부한 오일머니를 돈줄로 하는 수쿠크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신용경색시대에서 기업들이 저리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장은 "중동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수쿠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금리를 기존 수단보다 1.5%포인트 가량 낮출수 있고 해당지역에서 문화적 신뢰감도 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굿모닝신한증권은 팜오일 사모펀드(PEF) 투자에 나선다. 지난 3월 라오스 바이오디젤 사업 투자에 이은 후속작이다. 바이오디젤 사업은 라오스에 바이오디젤의 원료인 유지식물 자트로파를 경작해 동남아시아 일대에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굿모닝신한은 50억원을 출자했으며 군인공제회와 행정공제회가 각각 150억원씩 참여했다.

이 사장은 생각은 자트로바 사업을 펼치며 부가적으로 창출되는 에너지사업으로 미치고 있었다. 이 사장은 "라오스가 우리나라처럼 산악지형인데다 물이 풍부하니 수력발전을 꾀할 수도 있고, 개간을 위해 벌목한 목재들로 화력발전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탄소배출권 사업도 그의 머리속에 있는 구상이다. 바이오디젤 생산으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중국기업 등에 팔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탄소배출권을 이용한 파생상품 개발이 가능하다. 최근 증권선물거래소(KRX)가 탄소배출권 거래소 개설을 위한 준비단을 설치했다. 이 사장은 탄소배출권 거래소에 대한 아이디어도 라오스 사업을 기초로 자신이 제공했다고 귀띔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그의 의지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 사장은 "당장 밝힐수는 없지만 한국에서는 낯설다고 할 수 있는 국가들과의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굿모닝신한증권의 투자은행(IB) 영역이 증권업계 발전을 뛰어넘어 국가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30년 은행통'으로 신한캐피탈 사장을 거쳐 지난 2006년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으로 재직해오고 있다. 그는 "굿모닝신한증권의 사업들이 장기간 걸리다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높을수도 있다. 하지만 굿모닝신한 뒤에는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라는 든든한 지주사가 있기 때문에 어느 증권사보다 탄탄한 위치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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