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명박 99년 3월 한국체류 사실"(상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1.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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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김 "이명박·김경준 99년3월 첫 만남" 주장

한나라당은 22일 이명박 후보의 귀국 시점 논란과 관련 "1999년 3월20일까지 약 한달간 이 후보가 한국을 방문했던 게 맞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경준(BBK 전 대표)씨의 친누나인 에리카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동생 김경준이 이명박 후보를 처음 만난 것은 1999년 2월 또는 3월쯤이고 만난 장소는 서울 프라자 호텔"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그간 이 후보가 2000년 초 귀국했으며 그 이전에 한국을 방문한 사실을 부인했다. 아울러 이 후보와 김씨가 BBK 설립(1999년 4월) 이전인 1999년 3월 서울에서 만났다는 김씨 가족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해 왔다.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1999년 너덧차례 한국을 왔다간 것이 맞고 99년 2월20일부터 3월20일까지 한 달간 체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머지 3~4차례 한국 방문 시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출입기록 공개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출입기록 공개는 범죄자에게만 요구하는 것이다. 너무 심하지 않나"라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후보가 한국에 있는 자제를 만나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사업 목적은 아니었으며 이 후보가 김씨를 처음 만난 시점은 2000년 초이다. 이 후보는 2000년 이전에 김씨를 만난 것을 기억을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2000년 초 처음 만난 후에 이 후보가 김씨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김씨가 첫 방문해줘서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아마 김백준씨가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편지를 찾으라고 지시했다"며 2000년 초 처음 만났다는 입증 자료를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형준 대변인도 "1999년에 이 후보가 한국을 4번 왔다간 것은 맞다. 가족들도 (한국에) 있고 개인적인 일로 몇 번 왔다갔다 한 적은 있지만 그 기간동안 사업과 관련해 (이 후보가 김경준을) 만난 적은 없다"며 "이 후보가 김경준을 사업관계상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1, 2월 경이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후보는 유명인이었으니 이 후보가 김씨를 (1999년) 다른 자리에서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는 (기억에 없기 때문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 쪽(김씨)이 확인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씨와의 첫 만남 시점에 대해 "제가 (미국에서) 귀국한 2000년 초 김씨 본인이 (저를) 찾아와 처음 만났다"고 말한 바 있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고승덕 전략기획팀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김씨를 사업상 관계로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1, 2월이다"며 김씨가 이 후보에게 보낸 친필메모와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한나라당이 BBK 설립(1999년 4월) 즈음인 1999년 이 후보의 한국 체류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특히 1999년 당시 이 후보와 김씨가 만났는지 여부가 BBK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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