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김경준(BBK 전 대표)씨의 친누나인 에리카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동생 김경준이 이명박 후보를 처음 만난 것은 1999년 2월 또는 3월쯤이고 만난 장소는 서울 프라자 호텔"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1999년 너덧차례 한국을 왔다간 것이 맞고 99년 2월20일부터 3월20일까지 한 달간 체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후보가 한국에 있는 자제를 만나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사업 목적은 아니었으며 이 후보가 김씨를 처음 만난 시점은 2000년 초이다. 이 후보는 2000년 이전에 김씨를 만난 것을 기억을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2000년 초 처음 만난 후에 이 후보가 김씨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김씨가 첫 방문해줘서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아마 김백준씨가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편지를 찾으라고 지시했다"며 2000년 초 처음 만났다는 입증 자료를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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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대변인도 "1999년에 이 후보가 한국을 4번 왔다간 것은 맞다. 가족들도 (한국에) 있고 개인적인 일로 몇 번 왔다갔다 한 적은 있지만 그 기간동안 사업과 관련해 (이 후보가 김경준을) 만난 적은 없다"며 "이 후보가 김경준을 사업관계상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1, 2월 경이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후보는 유명인이었으니 이 후보가 김씨를 (1999년) 다른 자리에서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는 (기억에 없기 때문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 쪽(김씨)이 확인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씨와의 첫 만남 시점에 대해 "제가 (미국에서) 귀국한 2000년 초 김씨 본인이 (저를) 찾아와 처음 만났다"고 말한 바 있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고승덕 전략기획팀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김씨를 사업상 관계로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1, 2월이다"며 김씨가 이 후보에게 보낸 친필메모와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한나라당이 BBK 설립(1999년 4월) 즈음인 1999년 이 후보의 한국 체류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특히 1999년 당시 이 후보와 김씨가 만났는지 여부가 BBK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