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제로 단지 '속탄다 속타'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7.11.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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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 '도곡 리슈빌' 40% 못 미쳐...울산도 10%미만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죠. 지금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시장이 이런데..."

청약률 '0'를 기록했던 분양업체의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3순위 청약까지 단 한명도 신청자가 없는 '불명예'를 안았던 것은 둘째 치고 선착순 분양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서울 강남에서 사실상 청약률 '0'를 기록했던 '롯데캐슬메디치'와 '도곡 리슈빌'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3.3㎡당 4000만원의 사상 최고 분양가 책정으로 분양결과에 관심이 모아졌던 서울 강남구 도곡 리슈빌 파크는 22일 현재 33가구 모집가구 중 13명이 계약을 체결했다.

시행사인 대림동우개발 관계자는 "1~3순위에서 청약한 5명과 순위 외 접수에서 8명이 추가 계약했다"며 "예상보다 분양시장 침체가 심각해 분양을 마무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9월에 분양해 순위내 청약에서 단 2명이 접수한 롯데캐슬메디치는 계약률 50%를 넘어섰다. 22일 현재 총 50가구 중 29가구가 계약을 마친 상태지만 분양업체 측은 속이 타고 있다.

분양업체관계자는 "당초 순위 외 접수에서 대부분 분양을 완료할 수 있었는데 언론 보도 때문에 분양 마감이 어렵게 됐다"며 "최소 인원으로 줄인 상태에서 분양 접수를 계속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방은 더욱 심각하다. 이달 초 울산에서 주상복합 154가구를 분양했다 청약률 '제로'를 기록한 H건설은 순위 외 접수에 대한 결과를 '쉬쉬'하고 있다.


이 업체는 아예 분양가도 3.3㎡당 200만원 내리고 중도금 무이자(40%)조건을 내걸었지만 계약률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지역에서 분양했던 또 다른 H건설 아파트(716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부 평형대가 청약 1건도 접수되지 않은데 이어 전체 계약률도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 업계의 전언이다.

지난 9월 387가구를 분양했던 강원도 춘천시 동면 ‘KCC스위첸’은 그나마 전국에서 첫 청약률 '0'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KCC건설 분양관계자는 "청약접수가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지만 전체 분양물량 중 30%는 군인공제회 몫이었기 때문에 충격이 덜하다"며 "현재 군인공제회 30% 외에 17%가 순위 외 접수로 계약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약률 제로 단지가 지방이건 수도권이건 앞으로도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본부장은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물량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반면 수요자들은 구입시기를 계속 늦추고 있다"며 "분양가나 입지여건에서 메리트가 없는 곳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은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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