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당분간 지속…저점판단 이르다"

오승주 기자, 김성호 기자, 이규창 기자 2007.11.22 10:06
글자크기

주요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 전망은…

일선에서 자산운용사를 지휘하는 주식운용본부장들은 최근 조정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아직 저점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내비쳤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날 최근 조정이 2008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증시의 붕괴로 인한 폭락은 없을 것이며 쉬어가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790.25로 출발해 3개월만에 장중 18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프로그램까지 순매도에 가세하며 전날까지 5일째 급락했다.

김본부장은 이날 "전반적인 상황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쇼크에 따른 일시적 폭락 뒤 반등한 지난 8월과는 다르다"며 "미국경제의 둔화 우려와 중국당국의 증시 견제책 등이 맞물린데다 고평가 측면이 부각되면서 단기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월에는 '서브프라임'이라는 단일 악재가 증시를 강타했다면 이번 조정장에서는 복합적인 요소가 더해져 변동성이 갈피를 못잡는 점이 다른 면모라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한 의구심이 일각에서 일고 있고 모멘텀이 강하지 않아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도하더라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 경기는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와 금융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며 "악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도 아니기때문에 불안장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도 행정적인 조치 강화로 증시를 누르는 기색이 역력하고 물가불안이 내재돼 있어 올해 상반기처럼 급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다.

다만 중국은 경제 전망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과열된 부분을 추스린 뒤 반등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고 김 본부장은 예측했다.

국내증시도 조정 국면에서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등시에는 낙폭이 큰 기존 주도주가 중심을 잡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 본부장은 "반등을 하더라도 장기추세로 접어들기는 힘들며 종목수도 선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와함께 현재 관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정보기술(IT)나 은행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동 한국투신운용 주식본부장은 최근 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하지만 아직 저점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김 본부장은 "장 초반 1800선이 깨지기는 했지만 전일 지수 급락을 유도한 프로그램 매매가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다만 외인의 매도세가 아직 이어지고 있고, 단기간에 투자심리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저점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그동안 국내 증시의 상승률을 살펴볼 때 추가 하락 여지는 남아 있다"며 "다만 현 시점에서 주식을 팔고 나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주요 투자자인 펀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계속 진행 중에 있다는 점"이라며 "일부 운용사에선 편입비중을 낮춰 소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유동성에 문제에 초래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본부장은 "현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영역으로 사야되는 시점이다"며 "다만 뭘 사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프로그램매매를 반영해도 고통스러울 수준의 하락은 아니다"며 "50p 가량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때는 무조건 사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주식본부장의 고민은 이제 싼 주식은 많은데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최근까지 실적이 좋은 기업으로 시장의 흐름이 쏠렸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했던 통신, 은행, IT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이들 업종을 두고 매수여부를 고민중"이라며 "은행, 자동차 등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없지만 통신은 IPTV 법제화와 M&A(인수합병) 등으로 성장모멘텀이 만들어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