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리포트]카자흐 "석유는 나의 힘"

윤영호 카작 통신원 (세븐 리버스 캐피탈 부사장) 2007.11.21 16:10
글자크기
[프런티어리포트]카자흐 "석유는 나의 힘"


카자흐스탄 위기가 있느냐 없느냐 약간의 논쟁이 있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료는 한마디로 '에룬다(택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머징 마켓의 정부 관계자들의 큰소리가 늘 흰소리로 그친 사례가 많았으므로, 정부 관계자가 큰소리를 치면 칠수록 외부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더 증폭 되었다.

은행이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정부가 은행을 지원해 주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사용했다. 7월에 41.5조원(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 1USD=1천원)이던 외환보유고가 9월에 37.1조로 하락했고, 10월 중순에 36.6조까지 하락했다. 은행 지원과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의 10%를 사용한 것이다. 9월에 환율 방어를 위해 1.6조원, 10월에 1조원을 사용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은행에 대한 지원 이외에 많은 지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가가 해외에 상장 되어 있는 카자흐스탄 기업의 DR을 산다 △정부가 펀드를 만들어서 중단된 공사에 펀딩을 해주겠다는 등 정부 지출을 늘이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카자흐스탄 외환보유액은 두개로 두성되어 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하나이고, 국가오일펀드가 둘이다.



10월 중순 기준으로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은 17.84조이며, 오일펀드의 규모는 18.75조다. 오일펀드는 자원개발 회사가 내는 법인세 30%를 국가 펀드에 적립하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카자흐스탄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된 안전 장치다.

10월 들어 오일펀드의 순 자산은 1.46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 외환보유액도 10월 중순을 정점으로 반등해 10월 말에 37.48조로 증가했다. 11월 중순까지 오일펀드의 증가에 힘입어 카자흐스탄 외환보유액은 전달 대비 1조 증가한 38.48조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2월이면, 카자흐스탄의 외환보유고는 다시 전고점을 돌파한다. 카자흐스탄의 자신감은 여기에 있었다. 펀더멘탈이 강하다, 교역조건이 좋다는 말이 수치로 증빙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좋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민경제에서 국가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대 민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은행부문의 힘이 현저히 약화 되면서, 정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다.

(그간 은행들은 정부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해외에서 차입하여, 국내에서 부동산 대출을 해주는데 정부의 도움을 받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거래소인 KASE는 주요 주주가 은행들이다. 따라서 KASE도 정부가 마음대로 통제하기 어려웠다. RFCA 거래소의 등장이 정부와 은행간 알력의 산물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정부가 은행, 건설, 자원개발 회사를 정부가 다 장악할 수도 있겠다. 레닌이 달성하지 못한 사회주의의 꿈이 석유에 의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현재 정부는 민간부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젠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축 되는 민간 부분의 자율성은 새로운 우려가 된다.

[프런티어리포트]카자흐 "석유는 나의 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