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이제 내수기업 아닙니다"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2007.11.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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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후 ‘글로벌사업+실적’으로 스피드업 경영...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딩동.’

문자메시지오는 소리에 휴대전화를 잽싸게 뒷주머니에서 꺼내든다. “내년도 사업계획안을 메일로 다시 한번 보내주세요.” 미국에 출장 가 있는 사장으로부터 온 메시지다. 곧바로 사업계획서가 빛의 속도로 미국으로 날아간다.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 한 임원의 일상이다.

이처럼 CJ (124,600원 ▲1,500 +1.22%) 임원들은 김진수사장과 국내외 구분없이 문자메시지로 한두 줄의 ‘단문소통’을 즐긴다. 짧고 명료한 메시지가 경영의 스피드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출장이 잦은 CJ제일제당 김진수사장은 국내 본사에 근무할 때면 1시간을 4등분해 15분 단위로 일정을 소화하기로 유명하다. 의례적인 회의보다는 집중적이고 빠른 결정으로 사업진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지난 9월 CJ그룹이 지주회사인 CJ와 사업회사인 CJ제일제당으로 전환된 이후 최일선 영업회사 격인 CJ제일제당이 그만큼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 중국 칭다오 육가공 공장에서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CJ제일제당 중국 칭다오 육가공 공장에서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로벌경영 속도내는 CJ제일제당=지난 8월15일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 상파울루에 CJ제일제당 김진수 대표이사를 비롯한 CJ경영진과 주 브라질 최종화 대사 등 주요 인사들이 모였다. 이날 이들은 CJ제일제당이 처음 브라질에 가축사료용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의 생산 공장을 준공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한 자리에 섰다.

준공식을 갖은 CJ제일제당 피라시카바(Piracicaba)공장은 105만㎡(약 32만평) 규모 부지에 투자금액만 1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공장이다. 연간 5만 톤의 라이신 생산이 가능하며 생산금액으로 1억 달러가 넘는다. 현재 세계 라이신 시장 17%의 점유율로 2위인 CJ제일제당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브라질 공장의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듯이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 식품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던지고 최근 세계무대를 향해 고속 기어를 넣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존의 지주회사 역할을 CJ㈜에게 넘기고 본업인 식품과 바이오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속도가 한층 더 빨라 질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이미 김진수 대표는 ‘201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이라는 ‘글로벌 CJ’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CJ제일제당 본사 사옥 전경.CJ제일제당 본사 사옥 전경.
◇애널리스트들도 놀란 ‘어닝 서프라이즈’=CJ제일제당은 최근 22일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7960억원에 영업이익 96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와 34%가 증가한 수치로 CJ제일제당(분할 전 CJ㈜)의 사상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12.2%에 달한다.

CJ제일제당 측은 이번 실적에 대해 “그동안 꾸준히 진행됐던 신제품 개발과 원가절감 노력이 이제서야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며 “가공식품 부문, 장류, 신선제품, 건강식품 등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올해 단기적인 판촉을 지양하는 대신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 향상, 고객 충성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에 치중해 안정적인 판매관리비 지출이 두드러졌다. 또한 전사적인 TOP(Total Operational Performance, 제조부문 중심의 전사 경영혁신활동)활동 등 원가개선노력도 영업이익 개선에 반영됐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CJ제일제당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달성은 지주사 체계 전환후 빠르게 사업회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실적향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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