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공세…"'성장통'이후를 보자"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7.11.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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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째 순매도, 지수하락 부채질…"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순매도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외국인은 20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 공세를 펼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나마 간헐적으로 순매수한 날에도 그 규모는 90억~1000억원 수준에 그치는 반면 순매도 규모는 2000억~9000억원에 이른다. 기관과 개인이 방어에 나섰지만 외인의 '썰물 전략'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물을 정리해 '실탄'을 채우려는 시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증시에서 매도를 부추기는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

하지만 현재 지수 하락은 역으로 내년 장에 숨통을 열어주는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록 현재 하락세가 예상보다 빨라 부담스럽지만 훗날을 도모하는 호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악재 속에서 호재를 바라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실적 등이 여전히 견조해 해외 악재에 대한 '내성'을 유지하고 있고, 국내 증시자금 흐름도 비록 예전의 폭발력 수준은 아니지만 상승을 향한 잠재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 매도, 왜? 언제 그칠까=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주간 단위로 사상 최대인 2조7500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지난 13일에는 무려 88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8월 16일 사상 최대 순매도인 1조326억원에 이어 두번째 규모다. 외국인은 이달 2일 62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올들어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지만 반짝 매수에 불과했다. 20일에도 순매도 규모가 7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복합적인 이유에 따라 매도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관련주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부담을 느껴 비중을 줄이고 있고 새로운 (호재성) 이벤트보다는 기존 악재 요인이 강화되면서 매도세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팀장은 이어 "외국인의 매도의 경우 어떤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한달전부터 영국계를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헤지펀드도 최근 글로벌 증시의 불안감을 반영해 이머징마켓에서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글로벌 경기와 시장의 역학관계에 주목했다. 그는 "현재 매도세는 내년 1분기 시장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내년 1분기 성장률이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도 올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파트장은 또 "미국 기업 실적도 1분기에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불확실성을 짊어지고 가는 것보다는 이익실현을 한 뒤 내년을 바라본다는 태도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외국인의 매도세를 풀이했다.

◇'성장통' 이후를 바라보자=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에 따른 지수 하락을 단기가 아닌 중장기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김성주 파트장은 "외국인의 매도규모가 워낙 커 기관들도 들어온 돈의 집행시기를 늦추고 추세를 지켜보자는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충격과 관련해 그 충격의 윤곽이 밝혀지면서 불확실성이 일정정도 해소되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따라서 현재 하락국면은 내년 상승을 위한 성장통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창중 팀장은 "연말까지 현재 시장흐름이 이어지면 내년에 외국인의 매도 부담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증시자금의 경우 수급면에서 나쁠 것이 없어 현재 국면을 중장기 관점에서 활용하는 자세가 유효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은 10배에서 갇혀 있다 올해 13배 이상 높아졌다"며 "지수가 1800 초반에 이르면 PER가 '매력적인 수준'인 11.5배로 다시 낮아진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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