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 '빅4'(은행지주회사 포함) 최고경영자(CEO)들의 큰 걱정은 주가다. 예금이탈, 시장포화, 경쟁심화 등 은행업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의 내용이나 깊이가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사업포트폴리오나 지배구조 등 처한 현실이 다른 탓이다.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 주가도 미묘하지만 차별화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주가 반등은 '낙폭과대'와 비은행부문 육성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등이 함께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비은행부문에 대해 △해외 유수 금융기관과 합작△외부 전문 CEO 수혈 △은행 수익으로 비은행부문 자금 확충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금융, 지배구조 탓?=우리금융 (11,900원 0.0%) 주가는 이날 1만7300원으로 올들어 21.7% 떨어져 빅4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를 안쓰럽게 보는 이들이 많다. 가계와 기업 등 고른 고객기반, 우수한 인력풀 등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반적인 은행주 하락에 부채담보부증권(CDO) 투자 등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비교적 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은 점 등이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배구조가 갖는 한계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적극적인 M&A나 신속한 사업구조 개편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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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 문제는 펀더멘털에 관한 문제는 아니지만 주요한 부수요인은 된다"며 "우리금융의 경우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M&A주로서의 대접도 못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주춤"=국민은행 (0원 %)은 강정원 행장 연임과 함께 지주회사 전환, 소비자금융 진출 등을 선언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대비 13% 하락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고객수, 저원가성 예금, 카드자산 등에서 가진 것은 많은 은행이지만 이를 토대로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이냐는 아직 확실한 게 없다"고 말했다.
LG카드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던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 주가는 최근 주춤하고 있다. 최근 상대적인 강세에 따른 반작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신용카드 인수 효과가 이제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지주 주가는 이날 5만300원으로 빅4 중 유일하게 지난해 연말 주가(4만7500원) 대비 상승했지만 최근 1개월 주가는 약세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카드부문 수익성도 고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있다"며 "신한지주도 실제로 어느 정도 경영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한 시점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