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대권 분수령 'BBK 대혈전'

송기용,최석환,오상헌 기자 2007.11.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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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귀국으로 위기에 몰린 한나라당이 '수세'에서 '공세'로 대응태세를 급선회했다. 후보 등록 시점(25∼26일)까지 약 1주일간의 검찰 수사가 올 12월 대선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긴박감 때문이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며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김경준=사기꾼, 이면계약서=날조" = 한나라당은 18일 김씨가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이면계약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수십장의 중요문서를 위조한 김씨의 전력을 볼때 이면계약서는 위조된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고승덕 클린정치위 전략기획팀장도 "이면계약서가 있다고 하는데 완전 날조된 것"이라고 거들었다.



검찰에 대한 압박 강도도 거셌다. 홍 위원장은 "검찰이 지난 번(한나라당 경선 당시인 8월) 도곡동땅 수사때처럼 국민에게 선택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은 과욕"이라며 "후보 등록 전 중간 수사결과 발표는 검찰 관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2002년 대선자금 의혹에 불을 지폈다. BBK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 범여권과 청와대에 '선공'을 가하는 한편, 대선잔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까지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홍 위원장은 "삼성 비자금의 본질은 '떡값검사'가 아니다"라며 "청와대의 천호선 대변인이 당선 축하금을 소설이라고 했는데 삼성 비자금 CD(양도성예금증서)의 시리얼넘버(일련번호)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특검에 제출할 용의가 있다. 추적해 보면 (당선축하금에 대한 진실이) 다 나온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번 대선자금 수사는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1/10이 넘으면 사퇴하겠다고 주장해 검찰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국민들의 의혹을 깨끗히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삼성 특검에 2002년 대선자금이 포함돼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도 이날 경남 창원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국민성공대장정에서 "남이 쓰러질때 기다려서 승리하겠다는 정치 풍토를 보면서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 살아오면서 작은 실수 큰 실수 하면서 살았지만 대통령이 되기에 부끄러운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며 "많은 후보들이 저를 음해하고 쓰러뜨리려 하지만, 여러분의 사랑과 지지로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흔들 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여 "마지막 기회" 대공세 = 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후보가 각종 부패와 거짓말의 바벨탑 위에 서 있다는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온갖 탈법과 불법, 탈세 등으로 뒤범벅이 돼있는 대통령을 갖게 됐을 때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김현미 대변인은 'BBK 핵심인물'인 김경준씨 귀국에 대해 "한나라당이 무척 당황하고 있으며, 매일밤 잠을 못 잘것 같다"며 "한나라당은 검찰과 국민을 협박하고 김경준씨가 하는 모든 얘기를 거짓말로 몰아 검찰 수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검찰이 김경준씨와 언론의 접촉을 지나치게 차단하고 있는데 이는 언론과 국민보다는 한나라당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며 "검찰은 한나라당의 협박과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소신껏 원칙에 따라 수사해달라"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도 BBK 공세에 가세했다. 캠프 좌장격인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나 오너의 총애를 받은 행운의 직장인이었을 뿐"이라며 "BBK, LKe뱅크 등에서 보듯 본인 사업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이명박 후보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진정성이 없이 기교로만 표심을 자극하면 일시적으로 통할 지는 모르나 결국 실체를 알게 된다. 그 연장선상에서 BBK도 일어난 것"이라고 "이명박 후보는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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