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한 해외펀드 환율도 쥐락펴락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김동하 기자 2007.11.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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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급증하면 대거 선물환매도… 해외투자가 환율하락이라는 '역설' 초래

8월16∼17일 서브프라임 사태로 코스피 1638.07로 폭락할때 환율 932→950원으로 18원 폭등

10월11일 코스피 2058.85로 사상 최고치 기록할때 환율 장중 921→917원로 4원 급락.

11월13일 코스피 주가 장중 1900 붕괴될때 환율 종가 911.3→918.7원으로 7.4원 급등.



급증한 해외펀드 환율도 쥐락펴락


이같이 주가가 하락할때는 환율이 크게 오르고 반대로 주가가 오를때는 환율이 크게 떨어지는 전례없는 현상이면에 해외펀드의 힘이 자리잡고 있다. 올들어 수탁액 40조원이상, 순자산가치 80조원 이상으로 커진 해외펀드가 외국인주식투자자, 조선중공업사와 더불어 원/달러환율을 쥐락펴락하는 세력의 하나로 부상한 것이다.

해외펀드가 순자산가치가 변할때마다 선물환 매수 혹은 매도에 나서며 환율변동위험을 기계적으로 헤지하고 있는 현실때문인데 해외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환율에 미치는 힘도 커졌다.



올들어 해외펀드의 순자산이 급증한데 대응해 헤지성 선물환매도물량도 눈덩이 처럼 커져 해외주식투자로 돈이 밖으로 나가는게 환율을 올리지 않고 도리어 떨어뜨리는 '역설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5일 자산운용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호 합쳐 수탁액이 4조원을 넘는 봉쥬르차이나, 수탁액이 3조원에 가까운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수탁액이 4조원을 넘은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등을 포함, 국내 설정 해외펀드들은 순자산의 80% 이상은 항상 선물환매도 등으로 헤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다이나믹 헤지'라는 것으로 초기투자후 주가가 변해 순자산 가치가 수탁액 이상으로 증가하거나 떨어지면 `순자산의 80%' 비율에 맞춰 선물환을 더 팔거나 사서 조정하는 식이다.

그러니까 초기에 수탁액 100원을 받아 달러현물로 바꿔 투자했는데 주가가 두배로 올라 순자산이 200이 되면 다 팔아서 국내로 들여올때를 대비해 순자산가치의 증가분의 80%인 80만큼의 선물환을 추가로 판다는 얘기다. 이후 다시 순자산가치가 100으로 원위치하면 팔았던 80만큼의 선물환을 재매수해 없애는 식으로 연속적으로 헤지해나간다.


 국내에서 모집한 자금(수탁액)을 외국으로 보내 투자할때는 선물환 매도와 함께 달러현물을 사는 행동이 수반되기 때문에 환율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투자후 주가급등으로 순자산가치가 갑자기 오르면 순전히 선물환매도수요만 돌출돼 나타나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에 격한 하락압력을 준다.

 대부분의 해외펀드가 비슷한 비율로 비슷한 행위를 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주는 집중력이 크다. 하루 10억달러씩 자산운용사 해외펀드 헤지물량이 쏟아질때도 있다는 것이 외환딜러의 증언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3억달러만 순유입돼도 환율이 크게 영향을 주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큰 손이 아닐 수 없다. 지난 8월17일 세계증시가 서브프라임사태로 폭락할때 원/달러환율이 연중최고치인 952.3원까지 밀어올린 주역은 940원대부터 달러매수공세를 펼친 자산운용사였다.



 13일 현재 해외펀드 순자산 가치가 82조1380억원임을 고려하면 이중 80%인 약 66조원(약 700억달러)가 펀드환매를 대비해 선물환매도 등으로 잡혀있다는 얘기가 된다. 초기투자를 위해 달러현물로 바뀌어진 수탁액 40조원을 제외한 나머지 순자산 증가분 42조원의 80%인 34조원(약 377억달러)이 외환시장에 선물환매도로 쏟아지며 환율을 추세적으로 올해 크게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해외로 돈이 나가며 환율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할 것 같지만 주가가 오르면서 그 반대역할을 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서도 지난 9월말 기준 해외펀드의 환헤지 규모는 677억 달러, 국내 설정 해외펀드의 헤지비율은 순자산의 84%로 추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은행권 한 딜러는 "증시가 대세하락세로 굳어진다면 해외펀드분의 선물환 매도분을 커버하기 위한 달러매수세가 수백억달러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환율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괜한 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홍재문,김동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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