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7.1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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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골프]공을 대하는 마음부터 바꿔야

공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그것도 대단히 예민한 감각능력을 가지고 있는 생물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내가 긴장하고 있는 것을 그리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며 욕심을 부리고 있는 내 마음을 찰나의 순간에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단 말인가?
 
산속의 새도 사람의 마음을 읽고 나무도 자신을 공격할 사람의 마음을 알아차린다고 하니 공인들 평온한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과 공을 깨부수려고 덤비는 사람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때리려 하면 피하는 것이 당연한지라 무심히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면 공은 날아오는 클럽헤드를 피해서 도망을 친다. 완전히 도망을 쳐버리면 헛스윙이 되고 도망치다가 뒷덜미를 잡히면 뒤 땅이거나 생크가 되고 워낙 빠른 속도로 들어오는 클럽을 미쳐 다 피하지 못해서 몸을 웅크리고 비틀면서 얻어맞으면 슬라이스나 훅이 나는 것이다.
 
골프를 잘 치려면 우선 공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공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친구나 동반자로 내 골프의 한 부분으로서 분명한 자리매김을 해 주어야 한다. 아니 더 나아가 내 몸의 한 부분이어도 좋다. 프로들의 라운드를 보면 공에다가 키스를 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들은 이미 공을 대상물이 아니라 자신의 한 분신으로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너무 거칠게 맞으면 부드럽게 휘둘러서 아픔을 그나마 덜어줘야겠다는 연민의 정으로 공을 대할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수를 스윙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싶어한다. 문제가 단순해지기 때문이다.
 
퍼팅을 하면서 홀컵도 살아있음을 본다. 어쩌면 그리도 정확히 내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는지? 꼭 버디를 해야 한다고 욕심을 부리거나 긴장 상태로 퍼팅을 하면 홀컵이 문을 닫아버리고 들어가지 않은 것 같은 불안감으로 퍼팅을 하면 홀컵이 살짝 자리를 옮긴다. 클럽을 믿고, 스트록을 믿고,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생생히 상상하는 확신에 퍼팅을 할 때 홀컵은 순순히 그 공을 받아들인다.
 
어찌 공이 살아있고 홀컵이 움직일 수가 있을 것인가? 하지만 내 마음이 움직여 몸이 부자연스러워지고 그래서 스윙의 궤도가 변한다면 결과는 공이 움직인 것과 같아질 것이고 너무도 당연히 홀컵으로 들어갈 1미터도 안 되는 퍼팅이 공을 믿지 못하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해서 헤드 업을 한다면 홀컵이 이사를 가버린 것과 똑 같은 결과일 것이다.
 
좋은 스윙이 굿샷의 개연성이 높은 뿐 굿샷은 아니다. 좋은 스윙이 굿샷으로 이어지기 까지는 집중과 몰입의 단계, 상상과 믿음의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
 
미스 샷이 났을 때 바로 스윙의 문제로 치환시켜서는 안된다. 오히려 내 마음의 상태를 묻고 어떻게 긴장과 몰입의 정도를 높이면서 마음의 평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더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니 공이든 홀컵이든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살아있는 생물이라 이해하는 것이 더 옳고, 마음을 들키지 않게 조심스레 공을 대하고 스트록이 불완전 하더라도 자신감으로 퍼팅을 하는 것이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늘도 골프와 더불어 행복하세요. (마음골프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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