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 몰락은 항공사 도산 탓이고, 항공사는 증시 투자자금이 갑자기 줄어 돈줄이 막혔다. 또 투자자는 이익 배당이 끊겨 항공사를 떠났는데 이익 배당 실종은 항공사의 수익부진 탓이었다. 계속 파고 들어가니 최초의 원인은 놀랍게도 항공사의 '유가 헤지 실패'였다.
기업이 고유가 대비를 못한 게 한 나라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고? '커넥티드'(해냄 펴냄)는 "그렇다"고 단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지구촌 경제는 60억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이다. 자연과학에서 말하는 나비효과의 일종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포커업체가 런던에서 주식 상장을 발표했다. 또 카타르에서는 132개 개도국 사절들이 만난 빈곤 퇴치를 위한 기금 설립을 논의했다. (……) 이날 이런저런 '팩트'와 '전망'을 토대로 1000억 달러 이상의 상품과 서비스가 창조됐다. '세계화 당위론' 운운하는 따분한 얘기가 일체 없음에도 '경제 톱니바퀴'를 돌리는 '지구인들의 24시'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흥미롭다.
눈에 들어오는대로 뽑힌 기사 같지만 모두가 '세계화의 면면'을 소개하겠다는 치밀한 기획의 산물이다. 전통적 제조기업 에릭슨과 온라인 선두주자 냅스터가 손 잡은 뉴스에서 저자는 M&A시장의 '연결성'에 대한 경제학적 논의를 끄집어 내고 중국의 하이얼이 미국의 메이텍를 노리는 대목에선 '사다리 걷어차기'가 힘주어 고발하는 선진국의 보호주의 열풍을 언급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부패 관리의 해임으로 새로운 투자기회를 맞은 남아공과 정치적 불안이 증시를 침체로 이끈 브라질의 형편도 그냥 괜히 언급된 뉴스가 아니다. 저자는 정치와 경제의 상호의존성을 파헤치며 정치불안과 부패는 경제학적으로 '양날의 칼'이란 메시지를 전한다.
사실 세계화는 찬반이 팽팽한 경제의 큰 화두다. 틈만 나면 어딘가에 모여 포럼을 여는 찬성 집단이나 귀신같이 그 장소를 알아내 문 앞에서 피켓을 드는 반대론자나 간과하는 게 있다. 좋든 싫든 세계화는 엄연한 현실이다. 일년내내 지구촌을 배회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가 단적인 예다. 아직도 '퇴근〓일과 끝'을 느긋하게 외치며 사는가. 내일의 태양은 내일 떠오르지 않는다. 당신의 '내일'은 지구촌 저편에서 벌써 밝아오고 있다.
커넥티드(CONNECTED)/다니엘 앨트먼 지음/노혜숙 옮김/해냄 펴냄/334쪽/1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