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왜 IB로 가야하나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7.11.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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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익원- 성장엔진 발굴

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들이 투자은행(IB)부문 육성에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한마디로 '수익성 제고와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을 위해서다.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강화한 이후 '조단위' 성장세를 거듭하며 승승장구하던 은행들은 최근 수익성 악화라는 고민에 빠져있다.



실제 출자전환 주식의 매각이익을 제외한 국내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6조83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7조1554억원에서 3186억원 감소했다. 자산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자산당 순이익은 감소폭이 더 크다. 출자전환 주식의 매각이익을 제외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05%로 지난해 상반기 1.25%에서 0.20%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통하는 순이자마진(NIM)도 하락 추세다. NIM은 지난해 상반기 2.73%에서 하반기 2.57%, 올 상반기 다시 2.47%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은행들의 수익성 하락이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금의 흐름이 예금에서 투자로 바뀌고 있어 조달비용은 더욱 늘어나고, 이에 따라 마진도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5%를 맴돌고 있어 당분간 국내 대출시장도 저성장과 경쟁격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행의 IB부문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IB부문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IB부문의 예상 영업수익이 4000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영업수익은 2005년 130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300억원으로 77% 증가했고 올해 목표가 달성되면 다시 74% 성장하게 된다. 우리은행의 IB본부 직원 1인당 영업수익도 26억원 정도로 일반 행원들의 성과를 몇배 웃돈다.


다만 국내은행의 IB부문이 최근 몇년새 급성장한 만큼 앞으로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글로벌시장 개척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국내 IB시장은 포화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토록 하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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