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로 글로벌뱅크', 도이치 보라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7.11.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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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한국 '새로운 10년을 위하여'(3) 투자은행이 살 길

"대박이다." 지난해 홍콩의 골드만삭스 아시아본부는 탄성을 질렀다. 중국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의 홍콩 및 상하이증시 동시 상장으로 39억달러라는 천문학적 수익을 올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사업의 진면모고, 국내 금융기관들이 새 성장동력으로 IB를 꼽는 배경이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IB로 전환한 지 12년 된 도이치은행이 사업실적 세계 6위(2006년 기준)로 단숨에 치고 올라간 사례가 있다.



◇도이치은행의 성공=유럽시장의 성장 정체에 따른 수익기반 악화로 95년부터 IB 전환을 꾀한 도이치은행. 10여년 만에 은행 수익 26조원의 70%가량인 17조원을 IB부문에서 거둬들이는 세계 6위의 글로벌 IB로 성장했다.

도이치은행의 성공은 IB 전환을 준비 중인 국내 금융기관들에 좋은 모델로 꼽힌다. 도이치은행은 90년 인수한 모건그렌펠을 중심으로 IB부서를 통합, 본격적인 IB사업을 추진했다.



전통 은행사업 기반의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영업·운용(Sales&Trading) 기업금융(Coperate Finance)으로의 확장전략을 선택하고 IB사업부를 세계 금융의 중심지 영국 런던으로 옮겼다. 2000명에 달하는 글로벌마켓그룹도 신설했다. 98년에는 뱅커스트러스트를 인수해 본격적인 IB체제를 만들고, 메릴린치 등에서 최고의 인재들도 영입했다.

2001년 들어서면서 커머셜뱅킹(CB)과 IB를 혼합한 CIB체제를 확립,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투자 중심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에 이른다. 2003년 IB비중은 66%까지 확대됐다. 초기에는 실적부진과 CB와 IB의 문화충돌 등 문제도 많았지만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도이치은행과 마찬가지로 90년대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IB 전환을 추진한 BNP파리바. 채권과 파생상품분야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하고 프랑스의 핵심 인재들을 모았다. 2005년 기업채권분야 세계 4위,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분야 세계 3위라는 성과를 올렸다.


미국 와코비아 역시 90년대 후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IB 파생금융분야를 적극 육성하면서 98년부터 2002년까지 파생상품 연간 거래액 기준으로 연평균 97%의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미국 커머셜뱅크 중 파생상품 기준으로 4위에 올랐다.

컨설팅 전문업체 AT커니코리아에 따르면 세계적 IB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전체 수익에서 IB부문의 수익비중이 30%, 최소 수익규모는 1조5000억원 이상은 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의 도전=순이자마진이 1%를 밑도는 산업은행은 요즘 '한국형 IB모델 로드맵' 작성에 여념이 없다. 연말까지 최적의 한국형 IB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기본줄기는 산은 및 대우증권의 IB부문 특화, 해외시장 강화 등이다. 대우증권은 산은의 노하우를 전수해 2009년 초까지 IB부문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해외부문은 신흥 성장지역을 중심으로 해외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런던지점은 파생금융 및 트레이딩분야, 홍콩 현지법인은 주선업무 및 발행시장 중심의 센터로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며, 이를 위해 올해 초 해외사업단도 새로 꾸렸다.



신흥 성장지역으로 중국 동북 3성과 북한·시베리아를 중심으로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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