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2000, 증시 대세상승론 흔들리나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7.11.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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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2000안착 좌절.."문제는 미국경제와 증시"

 연기속에 휩싸인 듯한 불안한 세계증시 속에서 코스피가 2000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일이 빈번해지며 증시대세상승이라는 굳건한 믿음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67.05포인트(3.37%)하락, 1923.42까지 밀려났다. 직접적으론 지난주말 다우지수가 1.69%하락한데 이어 당일 상하이, 홍콩증시가 각각 2.4%, 3.9% 하락한 영향이다. 그러나 2000이상에서 신기록을 낸뒤 벌써 3번째 2000을 지키지 못한데다 미국증시와 경제의 향배를 낙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세상승론이 힘이 빠지는 상황이다.

 ◆흔들리는 대세상승론〓장중한 때 6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지며 '대세상승' 추세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최근 4거래일 연속 음봉을 보인 것과 대부분 장대음봉으로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반영되는 것도 좋지 않다. 코스피지수는 종가기준 7월25일 2004.22, 10월11일 2058.85 10월31일 2064.85 등 3번씩 신고점을 기록했다가 2000밑으로 밀린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미국발 악재로 지수가 크게 밀린 것은 개운치 않다. 다우지수가 추가 하락한다면 코스피지수 60일선 붕괴는 물론 1900을 지키는 것도 당연히 힘들다. 다우지수가 의외로 장기간 고전하며 대세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꺼지지 않는 침체 시나리오"〓미국 경제에 대한 주류전망은 "침체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시나리오를 믿기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경기견인차였던 주택경기와 금융부문이 문제다. 고용이 많았던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와 함께 가구 등 관련산업을 위축시킬 전망이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후 은행의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은행들이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현재 3개월만기 미재무성증권 수익률은 3.3%정도이지만 같은 만기 유로달러금리는 3.9%다. 유로달러금리가 0.6%포인트 높은데도 은행들이 다른 은행에 예금을 주지않고 안전자산인 재무성증권에 운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신용경색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현상이다.

최근 엔케리 청산조짐이 보이는 것도 그러한 미국경제의 침체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 부담 탓에 미국이 '금리인하' 카드를 더이상 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미국 리먼브러더스 조 디센소 채권전략담당 수석부사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현재 4.5%인 정책금리를 내릴 여지가 0.75%포인트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중국이 긴축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경제와 미국 경제간의 디커플링 시나리오는 여전히 검증안된 이론이나 마찬가지다. 경제규모론 미국이 여전히 중국의 4배나 된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미국증시가 더 나빠질 수 있는 시나리오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악재가 소비위축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 우리시간 15일 발표되는 미국 실질소매판매액과 16일 발표예정인 소비자물가지수 등에서 그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을 보고 판단하자"〓대세하락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주 흐름을 지켜본뒤 타진해보겠다는 생각이다. 9일현재 다우지수는 13042로 거의 지난 8월중순 대폭락 당시 주가(12845)수준까지 와있는 상태다.

 서울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8월중순 대폭락 때보다 지금 미국증시 여건은 어느정도 예견됐고 알려진 악재라는 면에서 악영향 파급정도는 낮을 수 있다"며 "이번주쯤 미국은 물론 우리증시도 주가 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주 3거래일 연속 급락으로 미국증시는 어느정도 기술적 반등도 예상된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미국 다우지수가 이번주 56주와 14개월 이동평균선이 만나는 구간인 12870∼12950을 지지해준다면 대세하락 보다는 단기반등에 무게를 둬야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만약 미국증시가 하락을 멈춘다면 우리증시가 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 등 내부 힘으로 60일선을 굳게 지키며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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