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 中펀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7.11.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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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절정기에 가입자 좌불안석… 전문가도 환매올까 긴장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김영일(가명·36)씨는 요즘 중국펀드만 보면 속이 탄다. 김씨는 지난 10월 초 중국펀드 바람이 거세게 불었을 때 기존 국내펀드를 환매한 2000만원과 신용대출을 받은 2000만원을 더해 4000만원을 집중투자했다.

국내 중국펀드의 잣대가 되는 홍콩 H지수와 상하이 A지수가 지난달 말까지 순항하면서 김씨는 투자에 대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11월 들어 중국당국의 각종 증시 견제책과 세계적인 증시 조정으로 홍콩과 상하이증시가 급락하면서 김씨의 얼굴은 어두워진 상태다.



김씨는 "빚까지 내 들어간 중국펀드의 앞날이 걱정된다"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부산광역시에 사는 이영미(가명·46)씨도 11월 들어 급반전한 중국펀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지난달 10일 주위에서 중국펀드에 올해 초 투자한 금액이 50% 가 넘는다는 말을 듣고 '나만 손해보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에 부라부랴 가까운 증권사를 찾아 중국펀드에 3000만원을 가입했다. 하지만 이씨도 1개월이 지난 지금 3% 가까운 90만원을 손해보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달 중국펀드 열풍이 거세게 불어닥친 시기에 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기세좋게 올라가던 중국증시가 11월 들어 급격히 내려앉으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선 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에 3000억원씩 가입신청이 쇄도하던 지난달 초반과 중반에 중국펀드에 올라탄 투자자들은 향후 중국증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편이다.

12일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으로 향한 주식형펀드 자금은 10월 들어 최고조를 이뤘다. 지난 10월에는 16일까지 11일 거래일만에 중국주식형펀드 자금이 3조424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중국대박'의 꿈을 노리고 집중된 셈이다.


그러나 이후 과열에 대한 각종 경고가 불거지면서 브릭스펀드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중국펀드로 몰리는 자금은 하루 평균 1000억원 미만 규모로 축소됐다.

중국증시는 11월 들어 중국당국의 홍콩에 대한 직접투자 유보 움직임과 지급준비율 인하, 금리 추가 인상설 등 악재로 낙폭을 키우고 있다.

홍콩 H증시와 중국 상하이 증시는 이달 들어 각각 16.2%와 12.2% 가량 급락했다. 2달전인 9월 초 수준의 지수로 되돌아간 셈이다.

중국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류분위기는 관망세다. 가입문의도 뜸해졌지만 그렇다고 대량 환매기미는 없다. 그러나 일부 환매기미가 감지되고 있고 또 증시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긴장을 늦출수는 없는 상태다.

홍은미 한화증권 갤러리아 PB지점장은 "대부분 중국펀드 가입자들이 내년 1월까지 증시 흐름을 두고보겠다는 견해가 대세"라며 "환매는 일상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추가 자금 투입도 두드러지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부 이재욱 차장은 "중국펀드의 경우 이달 초까지 대략 하루에 2억~3억원 정도 환매가 들어왔는데, 지난주에는 대략 5억~6억원 정도의 환매가 들어왔다"며 "국내 주식형펀드와 관련한 환매 및 가입 문의는 별로 없고 다소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이 성장세가 강한 지역이어서 펀드 환매를 섣불리 결정할 것은 아니나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장은 "지난달 중국펀드 가입자들은 당분간 인내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이 기회에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수익률도 낮추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부장은 "중국경제의 기초체력 등은 여전히 괜찮은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환매 여부는 시일을 갖고 결정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아… 내 中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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