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경제, 대림산업이 이끈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7.11.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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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역사, 우리가 쓴다]④대림산업

"앞으로 대림산업이 또 어디에 공장을 짓나요."

이란 반다르이맘 대림산업 플랜트 공사 현장에는 이 같은 문의를 하는 현지인들이 많다. 현재 반다르이맘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다른 이란인들도 대림산업의 다음 공사에 관심이 많다.

수많은 이란 사람들이 대림산업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이란에서 최고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이란에서 쌓아온 경험과 신뢰감으로 대림산업은 이란 국민들에게 일류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기업이 하루 평균 석유 400만배럴이 나오는 나라의 산업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세계 4위 석유대국 이란, 석유로 먹고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나라의 경제는 대림산업의 손끝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 대림산업이 건립한 이란 사우스파 정유공장↑ 대림산업이 건립한 이란 사우스파 정유공장


◇이란 최고 플랜트 건설업체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이란에 26개에 이르는 석유산업 관련 공장을 지었다. 지난 30년간 이란에서 수주한 플랜트 사업 금액만 50억달러가 넘는다.



올해 이란에서 수주한 플랜트 관련 공사 금액은 10억달러를 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전체로 따지면 25억달러에 달한다.

대림산업은 지금 이란에서 가장 신뢰받는 외국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란 정부와 기업들이 자국내 주요 대규모 공사를 모두 맡길 정도다.

대림산업은 현재 이스파한 등 이란내 4개 지역에서 플랜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공장은 모두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와 관련된 것이다. 대림이 이란에 진출하기 시작한 70년대에는 석유 정제와 관련된 공장 건설 사업이 많았다. 현재는 가스, 엘엔지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 가공 시설도 건립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 이란 톰박지역에서 1억8000만달러 규모의 엘엔지 저장탱크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저장탱크의 설계부터 기자재 조달, 시공, 시운전까지 모두 맡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저장탱크 공사는 이란에서 최초로 진행되고 있는 엘엔지 관련 공사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지난 3월에는 이스파한지역에서 이란 국영 석유정제 및 배급공사의 자회사가 발주한 7억달러 규모의 정유시설 증설공사를 수주했다. 이외에도 이란 남부 아쌀루에 지역에서 페트로파스사가 발주한 사우스파스 가스전 개발 공사와 반다르 이맘에 소재한 폴리에틸렌 플랜트 공사 등을 하고 있다.



대림산업 해외영업팀 한동균 부장은 "지금도 이란 기업이나 정부측에서 들어오는 사업제안서가 넘쳐나고 있어 선별해야 할 정도다"며 "지난 30년간 이란에서 쌓아온 신뢰로 대림산업은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고, 이에 걸맞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현재 대림산업의 이란지역 공사현황↑ 현재 대림산업의 이란지역 공사현황
◇전쟁중에 평생 믿음 쌓은 '대림산업'=지난 1983년부터 7년간 진행된 캉간 가스정제공장 건설공사는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30년 넘게 가장 신뢰 받는 외국기업으로 평가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란 국영석유회사에서 발주한 이 공사는 페르시아만에서 내륙 서북쪽 약 53㎞ 떨어진 해발 734m의 고원지대에 천연가스 정제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하루 생산량 3400만㎥에 달하는 대규모 공장으로, 당시 공사 금액만 2억4000만달러였다.

공사를 진행하기 시작할 때는 이미 이란과 이라크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란에 진출한 여러 건설업체들은 전시상황이라 대부분 철수했다. 대림산업은 고심 끝에 현지에 남아 공사를 수행하기로 했다. 철수할 경우 그동안 이란에서 쌓아온 경험과 신뢰들이 날아가버리기 때문이었다.

1988년 6월 이라크 공군기가 대림산업의 현장을 폭격했다. 대림산업은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공사를 포기하지 않았다. 재건에 들어갔다. 공사를 다시 시작한 지 2년만인 1990년 8월 예상 보다 빨리 공사를 끝냈다.



대림산업은 전쟁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사를 완성했다. 기술력과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사업파트너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책임지고 시공을 완수함으로써 이란측 관계자들로부터 '무한신뢰'를 얻었다. 이란 정부와 공기업 관계자들은 이런 대림산업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대형건설 프로젝트들을 많이 맡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이란 역사상 최대 토목공사인 카룬댐, 대림산업이 지난 1994년부터 2001년까지 7년동안 건립했다.↑ 이란 역사상 최대 토목공사인 카룬댐, 대림산업이 지난 1994년부터 2001년까지 7년동안 건립했다.


중동 플랜트 사업의 절대강자 '대림산업'=대림산업은 지난 1975년 이란 이스파한의 군용시설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1977년 이스파한 정유공장 △1978년 아와즈 액화천연가스 추출공장 △78년 타브리즈 화력발전소 설비공사 등 이란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 캉간 가스정제 공장 등 크고 작은 플랜트 사업을 거쳐 1994~2001년까지 우리나라 최대 댐인 소양강댐의 10배(전력용량 200만KW)에 달하는 카룬댐 건설공사를 진행했다. 이란에서는 현재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로 기록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란 뿐 아니라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플랜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험이 축적된 석유와 가스 등 석유화학 플랜트와 함께 발전 플랜트 관련 사업을 중동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해외사업 수주 목표인 6억5000만달러 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실적을 중동에서 기록하고 있다.

↑ 대림산업이 이집트 마이더에 지은 석유 정제 플랜트↑ 대림산업이 이집트 마이더에 지은 석유 정제 플랜트
김종인 대림산업 사장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로 인해 중동 국가들의 석유화학 관련시설 건설 발주가 폭증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쌓아온 대림의 명성과 신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해외사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사업의 대형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계 선진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수익성은 높이고 리스크는 분산 시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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