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 지상파 방송은 위기?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07.11.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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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시대 지상파 방송역할 정립 방안' 기획포럼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지상파 방송이 위기를 겪고 있는지에 대해 학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팽팽이 엇갈렸다.

9일 미디어미래연구소 주최로 열린 '융합시대 지상파 방송역할 정립 방안' 기획포럼에 참석한 발제자 및 토론자들은 지상파 방송의 현재 위상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내놨다.

발제자로 나선 윤석민 서울대 교수는 "개인형, 이동형으로 TV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포털 등에서 대안적인 TV가 활성화 되는 등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구조 차원에서 지상파 방송은 무한경쟁에 진입한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 방송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지상파 방송이 여전히 지배적 방송서비스이긴 하지만 그 위상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면서 "반면 케이블SO는 연 30% 수준의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방송은 한정된 자원을 두고 다수의 사업자들 및 채널들이 상업적으로 경쟁하면서 질적 변화를 가져오게 됐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방송의 공론장적 목표 실현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다채널화, 디지털화에 따른 변화의 충격이 밀려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례로 지상파 채널들의 사업성이 계속 약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은 오락, 드라마, 스포츠물 중심의 PP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게 됐고 그 결과 지상파 방송은 다채널화에서의 가장 인기 있는 오락·드라마·스포츠 채널 군이라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교수는 지상파 방송 및 공영방송의 위기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더 나아가 국가사회발전의 위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심각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방송통신 융합과 지상파의 위기가 같은 맥락에서 나오는데 실제 방송사 구성원을 만나보면 편성 및 마케팅 담당을 제외하고는 위기를 몸소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방통융합에 따른 위기는 지상파 뿐 만 아니라 유료방송이나 케이블TV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상파 방송 측에서 공익적 책임은 지상파만이 할 수 있다는 논리를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상파TV에 대한 중간광고 허용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윤경 순천향대 교수 역시 "시장경쟁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지상파 방송 측에서 주장하는 공익적인 면이나 사회적인 인식에서 지상파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데에는 동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이 담론이나 조절 중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논란이 되고 있는 지상파 중간광고에 대해서 "지상파 방송의 재원 마련을 위해 중간광고 도입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지상파 방송이 위기감을 느낀다면 중간광고 보다는 운영 합리화가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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