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티스' 주사로 노인 시력 회복시킨다

머니투데이 이기형 기자 2007.11.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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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으로 인해 실명 위기에 있는 노인의 시력을 획기적으로 회복시켜주는 주사제의 연구자 주도 국내 임상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경희대의대 안과 곽형우 교수(한국망막학회 회장)팀은 노인 황반변성 환자 13명(13안)을 대상으로 기존 치료와 함께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0.5mg을 4주 간격으로 3회 주사한 후 경과에 따라 추가 주사하는 방식으로 6개월 후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시술 전 평균 0.15였던 시력이 6개월 후 0.4까지 향상돼 전문시력표상 평균 4줄 정도의 시력이 호전됐다. 6개월 동안 루센티스의 평균 투여 회수는 3.5회에 불과해 대부분 초기 3회 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봤다.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망막의 두께 역시, 시술 전 323.2um였던 것이 6개월 후에는 120um으로 2.7배 감소했다. 이는 불필요하게 자라나는 신생혈관과 염증 등으로 부풀어오른 망막이 시술로 인해 가라앉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술 효과는 초기에 특히 크게 나타나 시술 12주까지의 초기 기간 동안 126.3um까지 급격히 떨어진 후 이후 점진적으로 망막 두께가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된 시력을 회복 시켜주는 최초의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국내 임상결과가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희대의대 안과 곽형우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방치할 경우 발병 후 수개월에서 2년 이내에 실명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특히 중심 시력의 손상을 가져와 환자들의 일상생활 자체를 어렵게 하는 치명적 질환"이라며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수준의 기존 치료법 과는 달리 시력을 회복 시켜주는 치료제가 국내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 이번 임상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루센티스는 한국 노바티스의 시력회복 주사제다. 안구 내에서 불필요하게 자라나 황반을 손상시키는 신생 혈관의 생성을 선택적으로 막고, 삼출물의 누출을 차단해 실명의 원인이 되는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을 유지, 회복 시키도록 고안된 최초의 시력 회복 치료제다.


국내에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았으며, 11월 내에 본격 시판될 예정이다.

한편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병성 망막증과 함께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이다.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신생혈관에 의해 시세포와 시신경이 집중돼 있는 망막의 중심부위인 황반(카메라의 필름에 해당)이 손상돼 발병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노화질환으로 60~70대 노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주 5일 근무로 인한 야외활동 증가로 인한 자외선 노출과 비만인구 증가 등 사회현상에 따라 50대 등 비교적 이른 나이에도 황반변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루센티스와 관련된 2건의 대규모 해외 3상 임상연구
ANCHOR는 미국, 호주 및 유럽에서 423명의 전형적인 타입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루센티스의 서로 다른 2가지 용량 (0.3 mg 및 0.5 mg) 투여 치료군과 광역학요법 (비쥬다인)을 대조군으로 연구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치료약 대조군 형태의 제3상 시험으로 한 달에 한번 투여간격으로 2년간 진행됐으며, 2006년 1월 중간결과가 발표됐다.

위 임상 결과에 따르면

조기치료 당뇨망막병증 연구 시력검사표(ETDRS : Early Treatment of Diabetic Retinopathy) 로 측정 시 루센티스(0.5 mg)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약 95%는 치료 1년째에, 시력을 유지하였고 약 40 %는 시력이 개선(시력표상 3줄 이상. 시력에서 15문자 이상의 개선으로 정의됨)됐다.

MARINA 임상시험 결과 평균적으로 위약대조군은 치료 2년째에 치료 전 시력과 비교 시, 14.9 문자가 감소하여 시력을 잃은 반면, 루센티스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6.6 문자가 증가하는 시력 개선효과를 보였다. ANCHOR 임상시험 결과에서, 평균적으로 비쥬다인? 광역학요법(PDT, Photodynamic therapy)을 사용한 대조군은 치료 1년째에 치료 전 시력과 비교 시 9.5 문자가 감소하여 시력을 잃은 반면, 루센티스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11.3 문자가 증가하는 시력 개선효과를 보였다.

▶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et-AMD)에 대하여
황반은 눈 뒤쪽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 신경조직의 중심부위로 시세포와 시신경이 집중돼 있어 시력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황반변성에는 건성과 습성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건성 황반변성은 중심 망막 또는 황반의 위축성 세포 사멸과 관련이 있으며, 전체 황반변성의 85~90%를 차지한다.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습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실명의 원인은 대부분 10~15%를 차지하는 습성 황반변성을 통해 오게 된다. 망막 중심(황반부)의 아래층을 구성하는 맥락막이라 불리는 혈관층은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망막세포에서 나오는 대사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노화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맥락막의 혈관들이 망막세포 부분까지 뚫고 나와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의 비정상적인 혈관들을 '맥락막 신생혈관'이라고 한다. 이 혈관들은 매우 약하고 터지지 쉬운 비정상적인 혈관이기 때문에 삼출물과 피가 흘러나와 황반부위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맥락막 신생혈관으로 인해 황반이 손상을 입게 되면, 사물의 중심부분이 보이지 않고 주변 부분만 보이게 되고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만약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면, 진단 후 수개월 또는 2년 내에 실명에 이르게 된다.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에서 실명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국립 안과연구소는 미국에서만 170만 명의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가 있으며 이 유병률은 2020년까지 295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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