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성조숙증’ 나타나면 이미 늦어

머니투데이 송광섭 기자 2007.11.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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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 초경이나 몽정을 경험하는 시기가 점차 앞당겨 지는 현상에 대해 성장 전문 클리닉 서정한의원(www.seojung.com)의 박기원 박사는 “50년 전만 해도 초경 연령은 15.5세 였으나, 요즘은 평균 4.5세 정도는 앞당겨 졌다”며 “특히나 10세 이전에 초경이나 몽정이 있는 성조숙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6학생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남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5∼6학년,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3∼5학년을 보내는 때가 급성장기을 하는 시기다. 지난 2005 학생건강검사 결과 급성장기는 남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은 초등학교 4∼5학년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급성장기가 남학생은 중학교 1∼2학년, 여학생은 초등학교 4∼5학년이었던 것에 비해 현격히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생활습관의 변화로 신체적인 성숙도가 빨라져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초경이나 몽정 등의 2차 성징도 빨라졌다. 초경시기도 부모세대에 비해 평균 4.5세 정도 앞당겨 졌다. 이렇듯 조기초경이 되면 키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박기원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성장판의 상태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 영양 상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중 적절 수준의 성호르몬은 뼈를 잘 자라게 할 수 있지만, 2차 성징이 나타날 정도의 농도가 되면 오히려 성장판을 닫히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사춘기가 빨라진 원인으로는 우선 식생활 습관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지방 섭취 및 총 에너지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2차 성징을 앞당기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가 증가되었다. 따라서 비만은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어린 시절부터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환경호르몬이라 알려진 다이옥신,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같은 물질도 2차 성징의 발현을 앞당기게 된다.

주변 환경도 사춘기를 앞당길 수 있다. 미국 밴더트빌트대 브루스 엘리스 교수는 연구 결과 계부 밑에서 자란 소녀의 사춘기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났다며 전통적 가족질서가 파괴되면서 사춘기가 빨라진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초경이나 몽정 등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점이 또래보다 빠르면 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나이와 뼈나이를 비교해서 정상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다.


조숙증이라 판정이 될 경우 한의학계에서는 부작용이 없는 약물요법과 운동, 식이요법 등으로 현재 상태에서 최대한 성장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약물요법으로는 의이인, 인진, 산약 외 10여종의 천연 한약재를 배합해 성호르몬분비를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는 탕약을 만들어 사춘기가 빠른 여자 아이에게 적용한 결과 사춘기 발달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연되면서 키 성장은 촉진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키를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요법 등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생활습관으로는 TV시청시간을 줄이고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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