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사' 검찰 착수 여부, 장고 거듭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7.11.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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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 변호사측과 '떡값검사 명단확보' 물밑 접촉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삼성 비자금' 의혹 제기에 대해 시민단체 등의 수사 촉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를 착수할지 여부에 대한 검찰의 '장고'가 거듭되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변의 고발장 제출 직후 이른바 '떡값 검사'의 명단 제출을 수사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검찰은 이후 어떠한 공식 반응도 내 놓지 않고 있다.



검찰의 이런 움직임은 △본격 수사에 따른 파장이 검찰 스스로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확산될 수 있다는 점 △그에 따른 수사 주체와 수사 범위 선정의 어려움 △폭로 내용에 대한 신뢰도 및 진정성 △삼성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기존 수사와의 중복성 등 따져볼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8일 "(수사 착수 여부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지난 6일 공식 입장을 밝힌 그대로"라며 "로비를 받았다는 검사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만큼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발까지 했는데 왜 수사를 안하는가'라는 비판에 할 말이 없는 상황이지만, 기소를 전제로 하는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새롭게 제시되는 단서나 명확한 물증 없이 곧바로 수사를 시작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검찰로서는 '명단 제출' 요구 등을 통해 사태 추이를 지켜보자는 것을 최선의 카드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 의한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추가 폭로 등을 통한 압박이 이어질 경우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형편이다. 검찰의 방관(?)이 계속된다면 지난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회복했던 검찰의 신뢰가 다시 한번 추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김 변호사 측과 물밑 접촉을 통해 '명단'이 있을 경우 이를 건네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관계자는 "참여연대나 정의구현사제단과 연락이 될 만한 검찰 내부 인물을 통해 이들 단체와 접촉을 하고 있다"며 "이른바 떡값검사에 대한 명단이 확인될 경우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김 변호사 측은 '이 사건의 특별수사팀을 서울중앙지검의 모 부장검사가 맡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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