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약달러, 그리고 중국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1.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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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불-금값 1000불 시대 중국이 앞당겨

국제 유가가 사실상 배럴당 100달러, 금값은 온스당 1000달러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페트로차이나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고유가 약달러의 주범이 중국이라는 사실을 상징하는 숫자들이다.

고유가 약달러는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를 급락케 한뒤 아시아 증시도 일제 하락케 하는 등 세계증시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그 고유가-약달러의 주범이 중국이다. 중국의 석유에 대한 끝없은 탐욕은 고유가 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됐고, 중국 당국의 외환보유 다변화 한 마디에 달러가 추락하고 있다.

중국은 달러 약세에 보다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간 외국인직접투자(FDI) 형태로 들어오는 500~600억 달러의 산업자본 이외에 최근에는 금융자본도 중국을 향하고 있다.



최근 중국, 홍콩 등 중화권 증시가 랠리를 펼치차 세계의 자본이 미국을 나와 중화권으로 향하는 '탈미입중(脫美入中)' 현상이 두드러 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페트로차이나의 기업공개(IPO)에 4407억 달러가 몰리는 것을 비롯, 홍콩증시에는 국제자금이 붓물처럼 몰려들고 있다.

◇중국이 유가 100, 금 1000달러 주도..약달러까지
약달러의 근본적인 배경은 미국 경제가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와 이로인한 신용경색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세계 최대인 씨티그룹이 막대한 모기지 자산 상각으로 적정한 자기자본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미연준(FRB)의 2차례 금리인하로 잠잠하던 신용경색은 11월들어 지난 여름 전성기를 능가하는 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1.4731달러까지 치솟은 데는 중국의 역할이 컸다. 1조43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관료의 발언으로 약달러가 속도를 낸 것이다.

청시웨이 전인대 부의장은 이날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있다"며 "1조43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강한 통화로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 유로당 1.46달러를 넘은데 이어 이날 1.47달러마저 돌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BOT)의 달러 지수는 75.077을 기록, 지난 1973년 3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결국 유가 100달러, 금 1000달러의 '주범'으로 중국이 지목되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는 유가 100달러 앞에 떨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1조달러 시가총액의 페트로차이나를 앞세워 세계 경제를 호령하는 국면이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07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으로 2015년을 전후해 석유 수급 위기가 도래하고 유가가 폭등할 것이라며 2030년 전세계 에너지 소비가 현재보다 5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자산 상징적 가격대..추가상승은 두고봐야
유가, 금 그리고 페트로차이나까지 1과 0, 두 디지털 숫자의 조합까지 오르자 시장응 극도로 흥분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랠리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렉스칼럼을 통해 유가가 75달러일 때나 지금이나 수급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다만 달러화 약세가 유가 랠리를 부추긴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8월 이후 달러 기준 유가는 30% 올랐지만 유로화 기준으로는 21% 상승에 그쳤다.

달러화 약세는 또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맞물려 금값 급등을 부추겼다. 최근 들어 펀더멘털보다는 통화가치 변화에 의한 기술적인 상승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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