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꿈 삼성이 심는다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7.11.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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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역사, 우리가 쓴다<3>삼성물산 건설부문

'4571.7m'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중의 하나인 에베레스트 높이일까? 아니다. 백두산(2744m)의 2배에 해당하는 이 높이는 세계 초고층빌딩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쌓아올리고 있는 건물 높이다.

세계 최(最)고층 기록을 세우고 있는 버즈두바이(800m)를 비롯해 대만 TFC 101 빌딩(508m) 말레이시아 KLCC빌딩(452m) 등과 국내 랜드마크로 우뚝 설 용산 드림타워(620m) 송도인천타워(640m) 여의도 Y22(332.7m) 등 총 11개 초고층빌딩의 높이를 합산한 것이다.



세계 3대 마천루 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삼성건설은 초고층빌딩 분야에서는 절대 강자다. 이 가운데서도 버즈두바이는 삼성의 초고층 빌딩 기술력이 집적된 결정체다.

두바이의 꿈 삼성이 심는다


◇두바이의 꿈 '버즈두바이'=불모의 사막 한가운데서 '상전벽해'의 기적을 만들고 있는 두바이는 '창조의 도시'로 상징된다.



두바이를 대표하는 상징물은 땅 위의 초고층빌딩 '버즈두바이'와 바다 위의 인공섬 '팜아일랜드' 등이 꼽힌다. 두바이 창조경영의 한 축이 대한민국 일류기업인 삼성의 손으로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건설은 2004년 12월 세계 30개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버즈두바이 수주전에서 일본 영국 호주 등 선진국 회사를 제치고 기술력 평가 1위로 당당히 공사를 따냈다.

두바이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에마르사는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 타워(KLCC), 타워팰리스 등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외 초고층 프로젝트 7개의 수행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삼성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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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에마르사의 평가는 결코 틀리지 않았다. 버즈두바이가 착공된지 34개월만인 지난 10월 4일, 153층 공사현장에서는 만세소리가 울려퍼졌다. 569m의 높이를 기록한 버즈두바이가 그동안 대만의 TFC 101빌딩이 보유했던 세계 최고층 508m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발주처 요구에 따라 구체적인 층수와 높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완공되면 지상 160층, 높이 800m 이상의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이는 서울 여의도 63빌딩(249m)이나 남산(262m)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버즈두바이 현장소장인 김경준 상무는 "50도를 넘나드는 한낮을 피해 해가 진 뒤 작업을 재개하고 있는데 밤에도 35도로 뜨겁다"면서도 "사막에서의 악조건에도 3일만에 1층씩 올리는 삼성의 독창적인 공법으로 두바이의 꿈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층 빌딩의 역사 삼성이 쓴다=삼성이 초고층 빌딩 세계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건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3년 미국과 일본의 건설회사들을 제치고 말레이시아의 KLCC빌딩(452m) 건설 공사를 따낸 것. 당시 삼성은 고작 30층 규모의 건물을 지어본 게 최고였다.



삼성은 이를 시작으로 필리핀 최고층 빌딩인 PBCOM(55층),태국의 로열 차랑쿰(63층),말레이시아의 암팡타워(50층) 등을 잇따라 맡았고 대만의 타이베이101(101층) 빌딩에 대해선 마감공사를 수행했다.

삼성은 현재 초고층 시공과 관련,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17개 명품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건설 건축ENG 강선종 상무는 "초고층빌딩을 짓기 위해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기술이 필요하다"며 "KLCC빌딩의 스카이 브릿지나 고강도 콘크리트 압송 등 초고층 건설기술은 삼성이 추구하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2일 단군이래 최대 프로젝트라는 용산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28조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151층의 초고층 '드림타워'가 세워질 예정이다. 두바이에서의 초고층 빌딩 시공능력을 다시금 국내에서도 인정 받는 계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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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10억달러 돌파...글로벌 톱10=삼성물산 이상대 사장은 지난해 12월 두바이 현지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버즈두바이를 계기로 초고층 빌딩시장과 아시아·중동 건설 시장에서 수주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사장의 이 같은 자신감은 바로 올해 입증되고 있다. 버즈두바이 수주의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30억달러에 달하는 팜 제벨 알리 인공섬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해상교량 공사도 따낸 것. 삼성은 이 공사를 3억5000만달러에 단독으로 수의계약해 또 한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공사는 팜 제벨 알리 인공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8차선 해상교량 2곳(1.2㎞, 1.45㎞)과 섬 내부를 연결하는 4차선과 6차선 해상 교량 각각 2곳(380m)등 총 연장 4.17㎞의 해상교량 6곳을 건설하는 공사로 2010년 11월 완공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에서 발주한 지하철 공사와 싱가포르 국영 발전회사인 파워 세라야가 발주한 싱가포르 주롱 섬 복합 열병합 화력발전소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발주처인 파워세라야는 경쟁 입찰에서 세계 최대의 발전소 건설업체인 프랑스 알스톰사를 따돌린 삼성건설에 대해 "삼성물산이 싱가포르에서 2002년 준공한 기존 발전소의 우수한 품질과 시공능력 때문에 공사를 맡겼다"며 높이 평가했다.



삼성건설은 잇단 해외수주로 올해 3분기에만 신규 수주금액이 1조2000억 원(약 13.3억 달러)에 달하는 등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1% 상승한 수치.

이대로 간다면 당초 예상치를 훨씬 넘어선 국내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신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건설은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톱 10'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동남아,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등에서 활발한 수주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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