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대출 규제가 중기대출 늘렸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7.11.0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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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0월 중기대출 5조 급증

당국의 외화대출 규제가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외화대출의 만기 연장이 어려워진 중소기업들이 원화대출로 대거 갈아탄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 5개 은행의 중기대출(원화 기준) 잔액은 모두 241조6917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2314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전달의 5조3438억원에서 다소 줄었다.



그러나 9월에 추석 등 특수요인으로 자금수요가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기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에는 2조9685억원 늘었다.

이들 5대 은행의 중기대출 증가액은 1월 1조7761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기대출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5월과 6월에는 각각 5조1190억원, 5조5324억원 급증했다.



감독당국이 이를 경고하자 7월과 8월에는 각각 1조99749억원, 2조968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9월 이후 중기대출이 다시 급증했다. 은행별로 10월 증가액을 보면 국민은행 1조5466억원, 우리은행 1조5400억원, 기업은행 1조1509억원, 신한은행 7237억원, 하나은행 2702억원 등이다.

중기대출이 다시 늘어난 데는 외화대출 규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8월10일 이후 만기가 돌아온 운전자금융 외화대출의 경우 한국은행의 외화대출 규제에 따라 만기 연장이 되지 않아 기업들이 이 자금을 원화대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들이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여파로 외화차입이 어려워진 데다 외화대출에도 신용보증기금 출연료가 부과되면서 원화대출인 중기대출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통계는 원화 기준으로 작성되고 외화대출 통계는 따로 잡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기대출이 늘어난 것은 은행의 과열경쟁보다 관련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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