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서브프라임 상각 공포, 도대체 얼마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1.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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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은 지난 4일 찰스 프린스 회장의 해임과 더불어 4분기중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에 대해 80억~110억달러를 더 상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씨티의 상각 규모가 회사측이 최대치로 제시한 110억달러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씨티뿐 아니라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당분간 신용경색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씨티는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모기지 등 자산 담보부 채권 투자 손실로 59억달러를 상각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상각 규모가 커졌다. 회사측이 110억달러까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시장조사업체 크레디트사이츠는 씨티가 이번에 밝힌 110억달러에 추가로 27억달러를 더 상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씨티는 약 137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부외 자산 상각분까지 포함하면 추가 상각 규모가 211억달러로 부풀어 오를 수도 있다고 크레디트사이츠는 파악했다. 씨티는 이미 8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SIVs(자산유동화전문회사)를 위해 76억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지난달 말 금융당국에 보고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그만큼 SIVs가 입은 충격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씨티는 '마지못해' 또는 신용경색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주가는 4년래 최저가다.

미국 2위 JP모간 체이스와 3위 뱅크오브 아메리카(BOA)는 각각 41억달러, 54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크레디트사이츠는 예상했다.

지난주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는 메릴린치의 모기지 관련 자산 부실에 따른 추가 상각 규모가 1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서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 회장은 당초 45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79억달러를 3분기중 상각처리했다고 고백, 93년 회사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권좌에서 물러났다.


모간스탠리가 60억달러의 추가상각이 불가피하다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나왔으며 지금까지 신용경색을 무사통과한 골드만삭스까지 대규모 상각이 예상된다는 루머도 있었다. 골드만삭스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리먼 브러더스, BOA, JP모간, 베어스턴스 등 3분기에 10억달러 안팎의 손실을 입은 금융기관들도 4분기중 추가적인 상각이 예상되고 있다.

상각은 보험사도 예외가 아니다. 프리드만, 빌링스, 램시는 지난달 AIG의 3분기 손실 상각 규모가 98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AIG는 7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채권 발행시 보증 업무를 전문으로하는 보험사, 이른바 모노라인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MBIA, 암박, ACA, 래디언 등이 다음 수 분기 동안 막대한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신용등급 평가사인 에간-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에간-존스에 따르면 MBIA는 담보물과 투자한 증권에서 약 202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ACA는 적어도 100억달러, 암박은 43억달러, MGIC는 72억5000만달러, 래디언그룹은 72억달러의 손실을 각각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5일 이들 모노라인이 AAA등급을 받기에 적절한 재무구조인지 점검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천문학적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관련 상각이 잇따라 이어지며 월가 CEO들은 좌불안석이다. 대형사만해도 이미 씨티와 메릴린치 CEO가 낙마했다. 실적 악화에 도덕성마저 흠집이 난 제임스 케인 베어스턴스 CEO도 해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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