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1만여평, 생태보전 위해 쾌척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7.11.07 14:26
글자크기

신중관씨 민통선일대 3만9300㎡기증… "가치있는 일에 쓰고 싶다"

아직도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세계적 생태보호 구역으로 보존하기 위해 기증한 이가 있어 화제다.

사단법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DMZ 일원 영구 보전을 위한 임야 헌정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인천 계양구에 살고 있는 신중관(63) 씨가 민간인 통제구역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일대의 임야 3만9300여㎡(약1만2000평)를 이 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해 이뤄진 것.

1944년 황해도 옹진군에서 태어난 신 씨는 1951년 '1·4 후퇴' 때 월남한 실향민이다. 1970년 교직에 몸 담고 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몸소 가르쳤다는 그는 산을 구입해 나무를 가꾸기 위해 봉급의 대부분을 저축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신 씨는 1975년 당시 전국에서 가장 땅 값이 쌌던 연천군을 찾았다. 한 평이라도 더 많은 땅을 사서 '나무 가꾸는 사람'이라는 꿈을 이루고자 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셔널트러스트에 이 땅을 기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신 씨는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사용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라며 "(이 땅이) 세계적 생태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37년간의 교직을 마치고 충북 단양에서 민박업을 하고 있는 신 씨는 수익이 나게 되면 북한 조림사업이나 몽골 사막화 방지 조림 사업에 후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내셔널트러스트는 "이 땅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작업을 마치고 경계 측량 등 과정을 거쳐 벌목ㆍ경작으로 훼손된 지역의 복원작업에 착수한다"고 향후 계획을 내놨다.

또 "비무장지대와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생태ㆍ문화적 가치가 높거나 난개발의 위험에 처해 있는 지역을 기증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시민들로부터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이나 문화유적을 기부ㆍ증여받아 영구히 보전ㆍ관리하고자 하는 운동으로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내셔널트러스트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는 이번 신 씨가 기증한 땅을 비롯해 '강화 매화마름 군락' '최순우 옛집' '동강 제장마을' '나주 도래마을 옛집' '권진규 아뜰리에' 등 총 6곳의 지역ㆍ유적이 기부돼 있다.

↑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중관(오른쪽) 씨가 양용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대표와 <br>
'DMZ일대 영구보전을 위한 기증서'를 교환하고 있다. <br>
ⓒ한국내셔널트러스트재단↑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중관(오른쪽) 씨가 양용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대표와
'DMZ일대 영구보전을 위한 기증서'를 교환하고 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재단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