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은 월가, CEO 영입 "쉽지 않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1.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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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 유력 후보 영입에 4억불 비용 등 난제 많아

메릴린치가 래리 핑크 블랙 핑크 최고경영자(CEO)를 스탠 오닐 전 회장 후임으로 앉히기 위해서는 핑크가 보유한 4억달러 상당의 블랙 핑크 주식을 사들여야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핑크가 블랙 핑크 주식을 보유한 채 메릴린치 CEO로 옮기는 것은 주주간 이해상충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릴린치는 블랙 핑크 지분 49%를 들고 있다.



메릴린치가 CEO 영입 대가로 지불해야할 지도 모르는 막대한 돈은 월가의 CEO 구인이 현재 매우 어렵고 비용이 그만큼 많이 드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쟁쟁한 CEO들이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 투자로 줄줄이 낙마한 상황에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인재를 구하기 여간 어렵고 그마나 눈에 띄는 '선수'들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이다.



당장 메릴린치와 씨티그룹의 CEO 영입작업은 각각의 난제에 부딪혔다.

씨티그룹 찰스 프린스 회장의 유력한 후임으로 꼽히는 제이미 디몬(JP모간 체이스 회장)은 '의사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여러 인수합병으로 오늘날의 씨티를 일군 후 4년전 물러난 샌디 웨일도 임시 회장 제안을 받았다고 CNBC가 보도했다. 그러나 씨티 이사회에 정통한 한 인사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부인했다.


찰스 프린스 전 회장은 씨티내 후계자 경쟁 구도를 강화하기 위해 올초 비크람 팬딧이 운영하는 작은 헤지펀드에 8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전 모간스탠리 멤버이기도 했던 팬딧은 내부 후보중 가장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소매 금융의 경영이 부족하고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 회장인 존 테인도 강력한 후보인데 경험부족에다 영입 비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일부에서는 씨티의 운용본부장인 봅 드러스킨을 회장으로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올초까지 시장과 은행 계열사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사업부는 4분기 110억달러의 추가상각을 가져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와 빅딜을 해 회장을 영입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래리 핑크는 그가 보유한 지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유력한 메릴린치 차기 CEO 후보에 올라있다. 영입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메릴린치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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