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CEO 낙마와 미녀 앵커의 약진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1.06 09:42
글자크기

씨티그룹과 악연 마리아 바티로모 연일 '특종'

씨티 CEO 낙마와 미녀 앵커의 약진


월가 최고의 앵커로 꼽히는 CNBC의 마리아 바티로모(40·사진)가 악연이 있는 씨티그룹 찰스 프린스 회장의 낙마와 대비되면서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티로모는 월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케이블 방송인 CNBC의 간판 앵커다. 그녀는 글래머 영화배우 소피아 로렌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외모에 베스트 드레서로 꼽힐 정도의 패션 센스를 가져 시청자들과 월가 금융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바티로모는 별명이 '머니 허니'(Money Honey)일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바티로모는 자신의 유명세를 맘껏 활용하며 저명한 최고경영자(CEO)들과 정치인들과 굵직 굵직한 인터뷰를 성사시키는 재능을 갖고 있다. 그녀는 월가 스캔들로도 유명하다. 특히 씨티그룹과는 스캔들로 얽히는 좋지 않은 추억을 갖고 있다.

지난 1월 씨티그룹의 웰스 매니지먼트 책임자였던 토트 톰슨이 그녀와 지나치게 밀착됐다는 스캔들에 휩싸여 물러났기 때문이다. 톰슨은 그녀와 수차례 저녁을 같이 했으며, 회사 비용으로 후원해왔다.



또 지난해 11월 홍콩과 상하이 등 아시아 출장에서 돌아오면서 회사 제트기에 바티로모와 동행하면서 부적절한 관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척 프린스 회장은 톰슨을 해고했다.

당시 프린스 회장은 회사 돈을 더 이상 바티로모에게 쓰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톰슨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그녀에게 큰 돈을 후원하다 해고당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바티로모와 프린스 회장과의 관계는 모호해졌다.

바티로모는 뿐만 아니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을 특종 보도한 것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녀는 지난해 5월 백악관 만찬에 초대받아 버냉키 의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버냉키 의장은 당시 앨런 그린스펀 전의장의 뒤를 이어 사령탑을 맡은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언론 관계에 익숙하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이 의회 증언을 통해 금리 인상 조치를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을 시사한 시점이었다. 바티로모는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냐고 물었고, 버냉키 의장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했다.

바티로모는 "버냉키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증시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결국 버냉키 의장은 공식적 발언 이외에 언론 인터뷰를 일절하지 않는다는 FRB의 전통을 손상시켰다는 비난을 받았고, "CNBC와의 인터뷰는 실수"라고 해명했다.

씨티 CEO 낙마와 미녀 앵커의 약진
그러나 그녀는 CNBC 입장에서 일등공신이었다. 시청률을 높인데다 많은 광고를 끌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NBC는 올 1월 토드가 해고 당했을때도 그녀를 보호했고 이후 바티로모는 영향력있는 앵커로 승승장구했다. CNBC의 모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 이멜트 마저 바티로모가 토드의 제트기에 탑승한 것은 회사의 허가를 미리 받은 것이라고 옹호했을 정도다.

그녀는 "내가 한 일에 대해 변명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티로모는 매일 2시간에 걸쳐 마감 시황을 전달하는 '클로징 벨'과 매주 주말 '월스트리트 저널 리포트'를 진행한다. 그리고 NBC의 '투데이'와 'NBC 나이트 뉴스'에도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주 비즈니스위크와 매달 리더스다이제스트에 칼럼을 게제하는 등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녀 자신도 방송진행 도중 "올해는 경력을 쌓는데 중요한 해였다"면서 "최고의 한해"라고 밝히기도 했다.

씨티그룹과의 스캔들이 발생한 정확히 10개월 후 바티로모는 찰스 프린스 회장의 낙마를 보도했다. 그러나 그녀가 씨티그룹의 보도를 하는 태도와 관련 일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입을 닫아오던 그녀도 "토드 톰슨과 척 프린스 사이에 발생한 일에는 나도 관여돼 있다"면서 "그러나 그 이면에는 다른 내용들이 많이 있다"고 강변했다. 그녀는 톰슨과의 관계가 정보를 얻기 위한 취재원과의 관계 이상의 것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이 같은 관계가 프린스 회장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물론 바티로모의 명성은 이번 스캔들로 전혀 손상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매일 증권 시장에 등장하며 진가를 높이고 있고 회사는 그녀를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녀가 언급하는 종목들을 사기 위해 구름같이 몰려들 정도다. 특히 경쟁 방송인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출범하면서 그녀의 존재감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특히 CNBC는 바티로모가 씨티그룹 사건을 보도하는데 전혀 제약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옹호하고 나섰다. CNBC 사장인 마크 호프먼은 "바티로모의 성공의 비결은 끊임없이 취재원들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최근 모기지 사태가 극성을 부릴때 컨트리와이드 파이내셜의 최고경영자인 안젤로 모질로와 독점 인터뷰를 따내는 등 넓은 인간 관계를 톡톡히 활용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