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신용대출 금리인하 '왜 했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7.11.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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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오는 6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인하한다. 그간 금리경쟁을 지양하고 건전성 강화에 주력해 온 국민은행 (0원 %)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함에 따라 은행간 금리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銀, 신용대출 금리 최대 0.7%p 인하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6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0.2%~0.7%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 지난주 각 영업점에 관련공문을 보냈다.

이번 금리조정에 의해 직장인신용대출 및 일반고객에 대한 가계신용대출의 기본금리는 0.2∼0.5%포인트 인하된다. CMA상품에 대응해 급여 이체자에 대한 금리우대 폭도 현재 0.1%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5년 고정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할 경우 최고 0.7%포인트의 금리 인하 효과가 있다는 게 국민은행측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직장인우대대출' 3개월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현재 연 6.95∼11.81%에서 연 6.55∼11.61%로 최고 0.4%포인트 낮아지고, 3년 고정금리 상품의 기본금리는 0.3%포인트, 5년 고정금리 상품은 0.5%포인트가 인하돼 각각 연 6.47∼12.53%, 7.51~12.57%가 적용된다.

이밖에 전문직군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도 0.21%∼0.28%포인트 인하, 은행권 전문직대출 중 최저금리 수준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3개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경우 현행 6개월 변동금리 대비 현직의사 등에 대한 '닥터론' 및 판검사/변호사에 등에 대한 '로이어론'은 0.32%포인트, 건축사 등에 대한 '에이스전문직대출'은 0.25%포인트, '선생님우대대출'은 0.27%포인트의 금리가 인하됐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신용대출 외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상품에 대한 금리조정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왜 금리 내렸나

그동안 총자산 기준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리딩뱅크' 라는 상징성 때문에 시중은행들과 금리경쟁을 피해왔다. 국민은행이 금리를 대폭 움직일 경우 다른 경쟁은행들이 즉각 금리를 내리는 등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 이때문에 국민은행은 '금리 대신 서비스로 승부한다'는 영업 전략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강정원 행장의 '통합3기' 출범과 함께 국민은행이 이같이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함에 따라 영업전략에 변화가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국민은행 측은 '수익성 개선'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금리를 내리면 단기적으로 이익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그만큼 관련자산이 증가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리다매'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리인하로 인해 영업전략의 변화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신용대출은 그동안 부동산담보대출에 비해 마진이 높은 편이어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금리를 내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록 신용리스크가 크긴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통해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판단했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대출금리 인하로 인해 신용대출 자산에 대한 볼륨이 증가하면 최근 하락하고 있는 순이자마진(NIM)을 개선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국민銀, '공수전환 나서나'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은행권 적금상품 중 최고수준인 최고 연 6.0%의 이율을 지급하는 신상품인 '가족사랑자유적금'의 판매를 시작했다. 여ㆍ수신 모두 공격적인 금리를 제시한 셈이다.

이같이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6%대 적금금리를 제시하는 등 최근 움직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자신감'이다. 지난 3년간 공을 들였던 리스크관리ㆍ내부통제 시스템이 본 괘도에 올랐고 건전성 측면에서 자신이 있는 만큼, 이제는 드디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입장이다.

앞서 강 행장은 "소비자금융부분 진출에 대한 검토작업을 시작했고 이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말해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감내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그동안 인수가격을 놓고 지연되던 증권업 진출문제도 최근 한누리증권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약 500억원 가량 가격차이로 인해 증권사 신설까지 검토했던 국민은행의 과거 행보와 비교할 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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