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에 혜택주는 농협, 보험회사로 인정을"

대담=김성희 기자·사진=홍기원 기자 기자 2007.11.0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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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채희대 농협생명·화재 사장

"농협은 금융조합 형태로 가장 먼저 보험상품을 취급했습니다. 보험회사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전문보험업을 강화해 국내 최고의 보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채희대 농협생명·화재 사장(사진)은 농협중앙회에서 분사해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농협보험을 자회사 형태로 별도법인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별도법인화할 경우 민영보험사 수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본확충을 할 계획이다. 명칭 소송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채희대 사장을 만나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농민에 혜택주는 농협, 보험회사로 인정을"


-농협생명과 농협화재의 최근 경영실적이 궁금합니다.
▶3분기인 9월말 기준으로 생명은 5조8801억원, 화재는 17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 생명의 경우 7.6%, 화재는 9.7% 성장한 셈이지요. 두 부문을 합하면 총 6조592억원으로 7.7%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703억원으로 전년보다 13.9% 줄어들었습니다. 총자산 수익률(ROA)은 2006년 기준 1.42로 국내 대형 3사보다 높습니다. 삼성생명이 0.87, 대한생명이 1.03, 교보생명이 1.25를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좋은 실적을 낸 비결이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명칭소송 이후 농협보험의 실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 인지도가 올라갔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영업점과 사업단에서 보험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적극적인 판매 마인드를 강화한데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초기 취임과 함께 농협보험의 역할과 초기 보장성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국 16개 지역본부와 사업단, 교육원을 방문해 분위기를 북돋워줬습니다. 그것이 가장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있는지요. 향후 마케팅 전략과 영업목표도 궁금합니다.
▶농협생명·화재는 수익을 우선으로 하지 않습니다. 수익이 나면 농민에게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고객이 만족하는 보험기관으로 인식하도록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직원들에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어떤 상품이 필요한지, 왜 필요한지 등을 파악해 우리 실정과 접목한 상품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종신보험의 시장을 세분화 시켰을 뿐만 아니라 판매채널에 맞는 상품을 만들고 채널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농협의 영업점 특성에 맞는 상품개발과 대리점, 사업단, 계통사무소 확대 등 채널확대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민영보험업계에서는 농협보험을 유사보험으로 보고 있는데요.
▶명칭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공제라는 말과 보험이라는 말 모두 일본에서 건너온 것입니다. 공제는 1915년 농협의 전신인 금융조합 때 화재공제를 취급했고 민영보험은 그보다 늦은 1919년부터 보험을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보면 보험의 원조는 농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후 농협보험은 1977년 우체국에서 판매했던 국민생명보험을 인수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보험영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따라서 농협에서 취급하는 보험과 민영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보험의 차이점은 없어졌습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관련법 적용이 다르다는 점 뿐일 겁니다.

"농민에 혜택주는 농협, 보험회사로 인정을"
-금융감독원으로 감독 일원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피감독기관에서 감독 일원화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농협보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감독 일원화에 대비해 미리 검토하고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감독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비자 보호에 있다고 봅니다. 농협보험은 농립무의 감독을 받아오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감원이 발표한 소비자 민원건수를 보면 농협보험은 가입건수 대비 민원건수가 민영보험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민영보험보다 농협보험의 불완전 판매가 더 적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요.


-오래전부터 농협의 자동차보험 진출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현재 농업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농기계는 192만대, 자동차는 66만여대입니다. 이를 위해 농협은 농기계수리센터와 농기보험을 취급하고 있으나 자동차보험은 취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협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게 된다면 농촌 등 금융소외지역에 있는 농업인을 비롯 보험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로서는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한마디로 말씀 드리기 힘듭니다.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사안입니다.

-농협이 내세울만한 상품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는 농협조직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왔습니다. 현재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장기화재보험, 장례보험 등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장례보험의 경우 사후 100년까지 책임진다는 컨셉트입니다. 앞으로도 이를 보완, 발전시킬 방침입니다. 또 여행서비스가 포함된 여행보험과 생산물배상책임보험 등 종합손해보험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농협보험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입니까.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145%로 민영보험사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이를 민영보험사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요합니다. 별도 법인화를 추진할 방침인데, 이때에는 자본확충을 할 계획입니다. 또 마케팅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현재 전문모집인인 FC가 1300명인데 이를 더욱 늘릴 방침입니다. 제가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농협보험을 보험업자로 인정해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농민들은 원스톱 서비스를 받기를 원합니다. 농민들이 농협에서 자동차보험까지 가입할 수 있다면 더 편리하지 않겠습니까. 은행은 농협을 은행으로 인정해줬습니다. 보험업계도 우리 농협을 보험업법상 보험회사로 인정주길 바랍니다. 농협은 유일한 민족금융입니다. 벌어들이는 수익만큼 농민들에게 환원하는 유익한 기관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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