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련주, 대장 자리 내놓는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7.11.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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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시장을 말하다]김기봉 CJ자산 주식본부장

"중국관련주, 대장 자리 내놓는다"


"모든 세상사에 흥망성쇠가 있듯이 올해 주도주가 내년에도 국내증시를 이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내년에는 올해와 시장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김기봉(사진) CJ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3일 "현재 시장은 2008년도 주도주에 대한 탐색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라며 "연말까지 중국관련주들이 대장주 자리를 지키겠지만 두달후인 2008년 1월부터는 올해 소외주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부담이 커진 중국관련주를 시장비중보다 많이 편입한 대다수 펀드들이 내년을 겨냥해서 은밀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종목교체를 진행하고 있어 내년에는 올해와 다른 종목과 업종에서 주도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자동차 반도체 은행, 악재 과도하게 반영됐다
김 본부장은 현시점에서 1999년 'IT 버블'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시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통신 인터넷 등 IT종목만 급등하고 조선 철강 등 '굴뚝주'들은 1년내내 소외됐지만 2000년들면서 시장판도가 한순간에 달라졌다는 과거경험을 한번쯤 음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김 본부장은 물론 "당시 수익을 내지 못했던 IT기업과 달리 올해 주도주들은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고 적어도 2~3년간 추가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관련주나 최근 급증종목는 향후 2~3년의 장미빛 전망이 이미 선반영돼 있어 과거 IT주와 유사한 성격을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일 증권업종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한 미래에셋증권을 예로 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다는 프리미엄을 인정하더라도 너무 과도한 수준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기 위해 2009년도 순이익 추정치를 적용하는 모습에서 과거 IT종목에 '미래 성장성'을 과도하게 적용했던 오류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은행 자동차 반도체 등 올해 소외주들은 상대적으로 '악재'만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내은행들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순이자마진(NIM)이 여전히 하락중이고 비이자수익 증가속도도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주가는 너무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악재만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지 은행산업의 진입장벽이나 프랜차이즈 가치 그리고 M&A 모멘텀 등 호재는 거의 무시되는 비정상적인 주가라는 주장이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8년증시, 주가 양극화 해소 기대
김 본부장은 이같은 종목간 주가 양극화 현상은 시장내부의 복잡한 여러 요인들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1차적으로 유통주식수의 부족이다. 1조원 이상 대형펀드의 등장으로 특정 종목을 장기보유하면서 유통주식수가 줄어들었다. 자사주 취득도 유통주식수 부족에 한몫했다. 이결과 대형펀드에서 특정종목을 장기매수(매도)하면 시가총액 상위종목이라도 하루에 5%정도는 쉽게 등락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시장 주도주가 너무 확연히 드러난 점도 양극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수익률 경쟁 부담으로 특정 자산운용사과 이를 추종하는 중소형사가 주도주만 집중 공략하면서 주가 차별화가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쏠림현상은 내년에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란 게 김 본부장의 판단이다. 김 본부장은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균형에서 불균형으로 옮겨가는 것이 시장의 기본속성"이라며 "올해 주도주에 대해서는 대다수 자산운용사들이 가격부담을 느끼고 있어 새로운 종목이나 업종을 찾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은행이나 자동차 반도체 등 소외주가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재평가가 나오면 이들 종목은 순식간에 급반등할 수 있다"며 "추가 매수에 부담감을 느끼는 기존 주도주보다는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지만 반등의 모멘텀이 큰 올해 소외주들이 내년에는 수익률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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