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다소 어눌하고 느린 말씨는 여전했지만, 지난 3년 조직의 잠재력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다는 자기반성과 함께 앞으로 새롭게 변신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취임사였다.
강 행장은 이날 '최대-최고은행' '꿈' '잠재력' 등 특정 단어를 반복하며 앞으로 3년의 비전을 알리려 애썼다.
강 행장이 '최고-최대'라는 표현을 강조한 것은 현재 국민은행이 처한 현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0원 %)은 건전성 강화 및 내부통제 강화측면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경쟁은행들의 치열한 추격 속에 최근 부동의 국내 최대은행 지위가 위협받아 왔다.
강 행장은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듯 "평소 국민은행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따라서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주 이야기해 왔다"며 "통합 3기는 앞으로 가능성을 실제의 제 모습으로 세상에 분명하게 드러내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EO로서 조직의 잠재력을 한껏 끌어내지 못했던 아쉬움에 대한 반성이자 앞으로의 각오가 담긴 말이다.
강 행장은 '최고가 아니라면 최대는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지킬 수도 없다'는 자신의 '1등론'도 제시했다. 다시말해 '최고은행'에 우선순위를 두고 '질적' 우위를 다지는데 전력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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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앞으로 3년간 단일 은행중심 체제에서 은행ㆍ증권ㆍ보험ㆍ자산운용ㆍ소비자금융ㆍ카드 등 복합 금융서비스금융그룹으로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질적' 성장과 함께 '양적' 성장도 함께 챙겨야 하는 셈이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강 행장은 통합2기에 기반을 마련한 시스템의 힘을 통해 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10년 대계의 꿈'을 자신의 임기 중 이루겠다는 강 행장의 의지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는 국민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