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무역적자 심화..유망품목 발굴 절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7.11.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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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硏 "1~9월 220억불 적자..작년 190억불 크게 상회"

올 들어 9월까지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용 원자재 수입 확대, 원·엔 환율 급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대일 역조 확대 원인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대일 무역적자액은 22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0억 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일본의 장기침체기인 2002년까지 완만한 증가에 그쳤으나, 이후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인 254억 달러로 증가했다.

2002년 147억 달러를 기록했던 대일 무역적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 2004년 244억 달러로 확대됐다. 지난해 이후에도 대일수입은 한자리 수 증가에 그쳤으나, 대일 수출이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둔화돼 적자가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지난해 석유제품만이 큰 폭의 흑자를 나타냈을 뿐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기계류가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2000년대 들어 철강과 화학제품 등 중간재 성격을 띠는 산업의 적자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우리의 수출호조로 일본으로부터 관련 중간재 수입이 급증한 탓이다.

엔화약세에 따른 소비재 수입도 늘었다. 2004년 이후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원화는 절상추세를 보여 지난 2년간 원/100엔 환율이 급속히 하락했다. 일본산제품의 수입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가격에 민감한 조명기구(40.0%), 승용차(38.1%)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급증했다.

올 들어 대일 적자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 2, 3위 품목인 석유제품과 LCD의 수출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제품의 대일수출은 올해 1~9월 중 작년 동기대비 25.9%, LCD의 수출은 43.4%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이들 2개 품목의 수출감소폭이 19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석유제품과 LCD의 수출 급감으로 이 기간 대일 수출은 3.2% 감소했으며, 이들 품목을 제외한 대일수출은 9.2% 증가해 2006년(2.2%)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석유제품의 수출감소는 3분기의 국내 정제시설의 정기보수 등으로 인한 일시적 생산 중단 및 내수용 재고 확보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 반면 LCD의 경우 일본 가전업체가 중국, 폴란드 등 해외로 생산설비를 이전, 삼성·소니 합작사에 의해 일본으로 수출됐던 수출물량이 중국이나 동구권으로 전환된 것이 주요인이 됐다.

작년 사상 최고의 적자로 한국제품의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일본시장 점유율은 변동이 없었다.



중국의 일본 내 시장점유율은 2000년 14.5%에서 2006년 20.5%로 급상승했지만,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5.4%에서 4.7%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1차산품과 석유제품을 제외한 공산품의 경우 같은 기간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6.2%에서 6.5%로 오히려 상승했다.

산업연구원은 "향후 대일 역조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일본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대일 수출 유망품목의 발굴이 요망된다"며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 정책의 지속적 추진, 일본시장 전문가 육성 및 일본 관련 부서 및 인력 확충, 일본시장에 대한 CEO의 관심 증대와 마케팅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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