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MA, 유동성 리스크 대비해야"

더벨 이승우 기자 2007.10.3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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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자산-부채 영향 검토할 것

급증하고 있는 CMA(Cash Management Account)가 증권사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신용평기관으로부터 나왔다.

CMA로 들어온 자금이 일거에 빠져나갈 경우 보유 채권의 매도를 통한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수익성 기여 또한 업계간 경쟁 격화로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기업평가는 `증권사 CMA 증가에 따른 영향 검토`라는 보고서를 내고 "최근 RP(환매조건부채권)형 CMA로 자금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자산규모의 확대와 리스크 증가로 증권사들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향후 증권사에 대한 신용평가시 CMA 관련 자산·부채 증가에 따른 영향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증권사 영업용순자본비율, 단위=억원)(↑=국내증권사 영업용순자본비율, 단위=억원)


올해 6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이 539.8%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 2005년 이후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기평은 "작년 하반기 이후 RP형 CMA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고유계정으로 편입된 기초채권 규모의 급격한 증가가 이자율 위험의 증가로 이어져 총위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영업용 자본 비율은 낮췄지만 재무제표상 레버리지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RP형 CMA의 경우 국공채와 통안채, 금융채 등으로 운용하면서 잔고가 늘어날수록 재무제표상의 부채계정 RP매도와 자산계정의 단기유가증권이 동시에 증가하기 때문이다. 종금형 CMA 역시 부채계정의 CMA수탁금과 자산계정의 CMA 운용자산으로 계상되고 있다.


6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의 유가증권과 RP매도가 각각 전년대비 54.9%, 107.8% 증가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레버리지(총자산/자기자본) 변화를 보면,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으로 작년 6월말 4.64배에서 올해 3월말 4.41배로 감소하던 것이 올해 6월말 다시 5.55배로 증가했다. 이는 RP형 CMA로 자금유입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자산 증가로 이어진 결과다.



CMA 계정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기존 고객예탁금을 증권금융에 맡겨 받아오던 이자를 감안하면, CMA로 고객예탁금이 이동하게 되면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또 최근 금리상승 추세와 증권사간 고객유치 경쟁으로 약정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마진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RP형 금리마진은 평균 50bp 내외이고 MMF형은 증권사 수익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 CMA 계좌를 허브 계좌로 확립, 다른 상품과의 교차판매를 통해 수익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고객의 집중된 인출 요구로 인한 CMA 계정의 유동성 리스크도 지적했다.

김정현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고객의 CMA 인출 요구가 있을 경우 증권사는 자체 자금으로 선지급한후 RP 담보채권 매도나 MMF 환매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보 채권을 팔 수 없거나 싼 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RP형 CMA의 경우 담보채권의 신용리스크도 증권사가 부담해야해 다른 유형의 CMA에 비해 증권사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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