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50%의 유혹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0.3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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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고공 행진이 문제"라고 했다. 한나라당 경선 때 중립 지대에 섰던 한 의원의 말이다. 최근 당내 분란 기류를 접한 뒤 나온 코멘트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현재 지지율은 50%를 넘는다. 50%로 밑으로 떨어진 적도 없다. 10명이 모이면 5명 이상은 찍는다는 거다. 최소 비기는 경우는 있어도 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누굴 겨냥한 걸까. "모두"라고 했다. 이명박 후보측이건 반대쪽이건 모두 지지율 50%의 유혹에 걸려 들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게다가 '총선'이라는 또다른 열매가 있어 '유혹'을 떨치기도 쉽지 않다.

우선 이명박 후보측의 경우 떨릴 게 없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맹폭을 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천지개벽이 없는 한 (청와대에) 입성한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온다. 홀로 설 만큼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판 자체를 흔들만한 큰 변수도 없다.

박근혜 전 대표측과의 갈등, 이회창 전 총재 출마설 등에 걱정하는 표정을 짓지만 내심은 여전히 '여유'다. '이회창 출마설'에 이 후보가 직접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되뇌이는 것도 '기대'보다 '여유'에 가깝다.

이 후보측 한 중진 의원은 "(이 전 총재 출마는) 그냥 잊고 가자는 것"이라고도 했다. 듣기에 따라 '무시 전략'으로 들린다.


반대편에선 이 후보의 '독주'가 썩 내키지만은 않다. 정권 교체는 바라는 바지만 '도움 없이' 홀로 입성할 경우 자신들이 설 자리를 찾기 어렵다. 당장 총선 공천부터 보장받기 힘들다.

이 때문인지 지지율이 한번 흔들리는 게 낫다는 행복한(?) 푸념도 나온다. 이 후보는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지 않겠나"라고 낙관했지만 땅이 굳어지기 전 뭔가 해보려는 쪽도 만만찮다. 이 후보가 흔들리길 바라는 게 범여권만은 아닌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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