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침체 가능성 더 높아졌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10.3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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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경기 지표가 일제히 악화돼 경기 침체 우려를 가중시켰다.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허리케인 카르리나가 미 남부를 초토화시켰던 2005년 10월 이후 2년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8월 단독주택 가격은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컨퍼런스보드 발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의 99.5에서 95.6으로 하락했다. 2005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평균치인 105.9에도 한참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하락과 연료비 지출 증가, 불투명한 취업 전망 등으로 소비 심리가 냉각됐다고 해석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린 프랑코는 "신용 시장 위축에다 휘발유 가격까지 뛰어 소비 심리에 먹구름이 꼈다"고 전했다.

당초 99를 기록할 것이란던 월가 예상 보다 낙폭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되자 연말 쇼핑 특수 실종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이날 함께 발표된 미국의 8월 주택 가격 하락률은 91년 이후 16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S&P/케이스실러 가격 지수에 따르면 8월 미국의 주요 10대 도시 단독 주택 가격은 전달인 7월 보다 0.8% 하락했고 일년 전에 비해서는 5%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하락률은 6.3%를 기록했던 지난 91년 4월 이후 16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지수 고안자인 로버트 실러 매크로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 하락이 완만해지거나 턴어라운드하고 있다는 신호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달인 7월 단독 주택 가격은 6월에 비해 0.5% 하락했었다.

주요 블루칩 기업들의 실적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미 최대 소비재 생산업체 프록터앤갬블(P&G)은 주당 95센트 순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실적전망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4% 급락, 다우지수 종목가운데 가장 하락폭이 컸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회계년도 2분기 P&G가 주당 97센트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었다.

미국 최대 철강사 US스틸도 35% 순익 급감을 발표했다. US스틸은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의 4억1700만달러에서 2억69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7% 급락한 104.62달러로 마감했다.

US스틸은 이 기간 전체 매출은 43억5000만달러 3% 증가했지만 주택 건설 감소와 포드 등 대형 자동차사들의 대규모 설비 축소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US스틸의 주가는 7.09달러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미국 우량 기업들이 당초 해외에서 수익을 거둬 미국 시장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 시장 타격이 생각 보다 컸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이 우울한 결과를 보이자 달러는 파운드화에 또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30일 오후 4시50분 현재(현지시간)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파운드 환율은 2.0684달러를 기록, 전날의 2.0683달러에 비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이날 한때 2.0704달러까지 상승(달러가치 하락), 1981년 5월이후 26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44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 역시 한때 1.4441달러까지 치솟아(달러하락) 또다시 달러가 유로대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도 114.64엔으로 전날의 114.69엔에 비해 소폭 하락,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됐다.

내일(31일)로 예정된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약세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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