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농촌 공립고 찾아 "강남보다 좋은 학교로"

화순(전남)=김성휘 기자 2007.10.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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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고 특별수업…李 겨냥 연일 맹공

鄭, 농촌 공립고 찾아 "강남보다 좋은 학교로"


"사회생활에서 제일 필요한 능력은 함께 어울려 사는 능력이에요. 옆 사람 불편하게 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친구는 금방은 잘 나가는 것같이 보이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해요".

26일 전남 화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화순군 유일의 우수 공립고교이자 자율학교인 화순고등학교에서 일일교사로 나섰다.



정 후보는 40여분간 이어진 특별수업에서 "학교에서 길러야할 것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상상력과 협동능력"이라며 "꿈을 크게 키우고, 옆 사람과 어울려 사는 능력을 길러달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수업에 참석한 50여명 화순고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우주로도 열려있고 대륙으로도 열려있는 기회를 갖는 단군 이래 최초의 세대"라며 "행복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 각자의 꿈을 이뤄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화순고같은 농어촌 공립 우수고가 서울의 강남 학교들보다 우수한 학교가 되면 농어촌을 떠나 대도시로 갈 이유가 없어지지 않느냐"며 "우수 공립고를 300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특별한 학교 특별한 수업= 이날 수업은 장소와 내용면에서 꽤 특별하다.

화순고는 교육부가 1개 군에 1개씩 지정하는 농산어촌 우수 공립고등학교. 지난 1979년 개교, 92년 남여공학으로 통합한 이 곳은 농어촌 학교이면서도 교육수준이 우수해 대표적인 공교육 성공사례로 꼽힌다.


바로 이 때문에 화순고는 정 후보의 일일수업 현장으로 낙점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자율형 사립고 확대 공약에 "사실상 고교평준화 포기하고 입시를 부활하는 불행한 교육"이라며 강하게 비판해 온만큼 이 후보와 뚜렷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셈.

수업 내용에도 정 후보의 이같은 전략이 묻어난다. 공교육 강화를 위해 내세운 교육공약은 우수 공립고 300개 육성. 이명박 후보의 자사고 확대 목표도 300개다. '맞불' 성격이 짙다.

또 "옆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친구는 성공할 수 없다"는 발언은 '독선적이다'는 평을 듣는 이 후보를 에둘러 비판한 듯한 인상이다.

◇'19세기' '눈사람' 李에 화력집중= 정 후보는 최근 자신의 모든 화력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단 한 명에게 집중하고 있다.

25일 부산과 26일 광주를 잇따라 방문,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타격 지점은 이 후보의 지지율, 정책, 경력 등 전방위다.

정 후보는 이날 화순을 찾기 전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참배 뒤 묘역 입구 '민주의 문'앞에 선 그는 "저는 80년 518 현장에 섰던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선 "추진력에도 19세기형과 21세기형이 있다"며 "운하를 파겠다는 이 후보는 19세기 추진력이지만 나는 21세기 추진력"이라고 각을 세웠다.

지난 25일 부산에선 "이 후보는 눈사람같은 후보"라고 말햇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햇볕을 쬔 눈사람처럼 스르르 녹아 없어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관계 설정과 관련 "지난 10년간 민주세력의 가치와 정책을 견지하는 가운데 소통을 통해 국민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치'와 '소통'을 강조한 것. "관계 회복을 위해선 원칙과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입장과 맞물리며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화답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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