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건강]'버디 퀸'도 못피한 목 통증

정광암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 2007.10.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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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야드에 이르는 파워 넘치는 장타를 주무기로 '버디 퀸'의 자리에 등극한 박지은. 그녀는 드라이버샷의 교과서로 손꼽힐 만큼 깔끔한 스윙을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LPGA 투어에서 메이저 1승을 포함해 통산 6승을 올리며 박세리, 김미현과 함께 코리아 낭자군단 '빅3'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매끄럽고 부드러운 스윙을 구사하는 그녀도 부상의 위험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목으로 번지면서 목 부상으로 이어진 것. 이로 인해 2006년 US 여자오픈을 앞두고 출전을 포기해야만 했다. 당시 그녀는 "목에 근육통이 심해진 것 같다. 부상만이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최우선 과제는 건강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불참의 이유를 밝혔다. 이후 그녀는 훈련도 전면 중단한 채 오랜 휴식기를 가져야만 했고, 지금까지 지독한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골프는 머리를 고정하고 몸을 축으로 회전하는 운동이다. 즉, 스윙 시 머리보다 몸통이 먼저 돌아가기 때문에 척추가 뒤틀리면서 뒷목에 무리를 주기 쉽다. 목을 지나는 신경, 혈관, 근육, 인대, 디스크는 갑작스럽고 과도한 자극을 계속 받으면 찢어지고 늘어나면서 딱딱해진다. 특히 디스크는 회전운동에 제일 약하고 잘 찢어지는 특성이 있다.

특히 목이 가늘고 근력이 부족한 여성들은 통증과 부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초보자의 경우는 '헤드업'에 대한 부담이 목 부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머리를 고정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목에 힘이 들어가서 스윙이 뻣뻣해지고 뒷목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목 부상을 방지하면서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머리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백스윙이나 다운스윙 시 몸이 틀어지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고개를 약간 돌리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백스윙 때 몸통을 따라 고개를 조금 돌려주면 몸의 회전량이 늘어 비거리도 늘고 스윙도 한결 부드러워질 수 있다.

라운딩 후 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잠을 잘못 잔 것이라 생각하고 파스를 붙이거나 참는 골퍼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목에 통증이 생겼다면 한동안 운동을 쉬고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목 부분은 골프 스윙 때 부담이 많이 가는 곳이기 때문에 골프 연습을 하면서는 치료나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목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골프를 계속 치는 것은 당장의 재미만 좇는 근시안적인 행동이다. 일단 통증이 있다면 원인을 잘 찾아서 치료하고 회복되도록 해야 골프를 더 오래 즐길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박지은이 슬럼프 극복의 해결책으로 선택한 '장기 휴식'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될 때에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일반적으로 목 주위가 아프면 근육이나 인대에 생긴 염증을 없애는 소염제나, 신경치료를 해주는 주사제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목의 통증을 참고 증상을 방치하거나 운동을 강행하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 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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