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형' 골프에 적응하라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7.10.2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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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골프]한국만의 특유한 골프문화 (2)

평평한 70야드 숏게임과 경사진 50야드 숏게임 중 어느 것이 쉬울까? 당연히 평지에서의 70야드 샷이다. `들판형` 골프장에 있어서는 그린에 가까이 가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산악형` 골프장은 가까이 간다는 것이 언제나 미덕일 수 없다. 그래서 들판형 골프에 비해 산악형 골프는 훨씬 더 전략이 중요해 진다. 샷의 완성도가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보다 전략적인 선택의 문제가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롱 게임보다 숏게임의 중요성이 훨씬 큰 골프를 우리는 하고 있다.
 
게다가 연습장에서 익힌 이상적인 조건에서의 샷보다 응용 샷이나 창조적인 샷이 더 많이 요구된다. 그린 주변의 잔디도 지나치게 잘 정비되어 있어서 칩샷이나 런닝어프로치를 할 때 굳이 첫 바운드를 그린에 떨어뜨리기 위해 공을 띄워서 쳐야 하는 상황도 그리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 아니다. 낮게 던져서 굴리는 샷이 훨씬 안전하고 쉽고 재미있다.
 
우리는 사계절이 너무도 분명한 나라에 살고 있다. 그래서 잔디도 다르다. 잔디가 다르니 샷도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여름골프와 겨울골프는 동일한 골프장이라 하더라도 전혀 동일한 골프라고 할 수 없다. 그린에 첫 바운드가 되는 것이 봄 여름 가을에는 굿 샷이지만 겨울 골프에서는 재앙이다.
 
타이거 우즈를 이기려면 늦가을쯤 초청을 하고 그린이 얼기를 기다려서 새벽 티업으로 시합을 하면 되지 않을까? 몇몇 대표적인 차이를 들어 외국의 골프이론이 무비판적으로 수입되는 것의 위험성을 설명해 보았지만 이 밖에도 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골프장을 건설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악조건 위에 골프장을 만들어 놓고 여기서 골프의 성장기를 보냈다는 것이 우리 여자 선수들이 미국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는 한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
 
한국 골프는 상식을 넘는 골프열기와 산악형 골프라는 조건,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린 피와 극심한 계절의 차이라는 특수한 구조 속에서 아이러니컬하게도 골프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야간 골프, 새벽골프를 통해 24시간 골프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동계골프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실내 연습장에 이어 스크린 골프라는 또 다른 상품을 개발하고 유행시키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못 말리는 열정의 `대~한민국`이다.
 
각 국의 골프가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것을 다르게 이해하고 특수성을 분명히 하면서 우리만의 골프문화와 이론을 정립해 갈 때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 지면서 그 시장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고 결국 한국골프의 세계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다. 제발 수입과 모방으로부터 벗어나자.



오늘도 골프와 더불어 행복하세요. (마음골프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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