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문제의 CDO사업, 누가 주도했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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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리치아디 'CDO의 황제'

메릴린치 문제의 CDO사업, 누가 주도했나


메릴린치가 3분기중 모기지 관련 채권 손실로 79억달러를 상각하면서 최고경영자가 사임 압력에 직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이와관련 메릴린치를 위험한 모기지 투자로 몰고간 크리스토퍼 리치아디에 대한 원성이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리치아디의 나이는 38세다.

리치아디는 2003년부터 2006년초까지 메릴린치에서 다양한 대출 자산을 팔기 적합한 형태의 새로운 증권으로 묶어내는 일을 주도했고 메릴린치는 이분야에서 월가의 메이저로 부상했다.



그러나 지금 부채담보부증권(CDO)으로 알려진 이러한 증권들의 가치는 올여름 신용경색으로 급락했다. 모기지 연체가 증가한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리치아디는 CDO의 할아버지로 불리는 것을 좋아할 만큼 이 사업에 많은 애착을 보여왔다. 오래전 메릴린치에 합류한 그는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새롭지만 위험한 영역에 뛰어드는 것을 적극 주도하기도 했다. 메릴린치는 이 과정에서 CDO 산업의 월마트 같은 존재가 됐다.



CDO 사업에 워낙 뜨거운 열기를 보인 그는 신용평가회사나 투자자들에게 'CDO 투자가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적극 로비에 나서기도 했다.

주택시장이 상승랠리를 보이는 동안 리치아디와 그의 동료들은 열광적으로 CDO를 만들어 팔았다. 물론 수익도 엄청났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CDO 투자자들이 수십 억달러의 손실을 입게됐고 리치아디를 비롯한 관련자들은 분노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메릴린치는 리치아디가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CDO 사업을 계속 확장했다.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회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회사가 CDO 사업에 서툴렀다는 것을 인정했다. 오닐 회장은 "서브프라임에 너무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많은 CDO의 위험을 잘못 판단하기도 했다"며 "잠재적인 위험을 측정하는 능력이나 위험 완화 전략 모두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리치아디는 두고두고 CDO시장의 선전자이자 후원자로 남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메릴린치를 떠나 코헨&Co라는 작은 회사에서 일할 때도 판매직원, 트레이더, 뱅커들에게 "사람을 유명하게 하는 것은 거래"라며 CDO판매를 적극 장려했다. 올여름 신용경색이 터지기 직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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