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오닐 회장 문책론 비등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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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 오닐 회장 문책론 비등


메릴린치는 위험한 모기지를 비롯 채권투자에서 손실을 입고 지난 3분기 월가 역사상 가장 많은 손실을 재무제표에서 털어내야했다. 이에따라 최고경영자(CEO)인 스탠 오닐 회장의 입지가 사임 압력에 시달릴 정도로 크게 위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메릴린치는 전날 모기지 담보부 채권의 재평가와 다른 자산의 상각을 합쳐 모두 84억달러의 손실을 3분기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초 오닐 회장이 최초로 공개했던 손실 규모 50억달러보다 훨씬 큰 것이다. 이 충격으로 메릴린치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고 주가는 5.8%나 급락했다.



채권 등의 자산 상각을 포함 메릴린치는 3분기에 22억4000만달러의 순손실을 입었다. 월가의 '빅5'중 유일하게 적자를 낸 것이다. 신용평가사인 S&P는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메릴린치가 휘청대고 있으며 경영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의 이사진은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 연쇄 모임을 갖고 실적 발표에 대해 논의했으며 오닐 회장을 심하게 질타했다. 회의는 매우 긴장된 분위기였으며 가혹한 비판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닐 회장의 직위가 당장 박탈될 정도로 위협받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메릴린치의 전체 기업가치의 8분의 1정도를 한꺼번에 손실처리한 이번 사건은 메릴린치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할 중대 과오라는데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일부는 벌써부터 오닐 회장을 물러나게 해야하는게 아니냐는 생각을 제기하고 있다.

오닐과의 CEO 경합에서 탈락했던 윈 스미스는 "메릴린치는 거대한 프랜차이즈를 지닌 큰 회사인데, 지금은 경영이 잘 되는 것 같지 않다. 미래를 위해 올바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메릴린치를 창업했던 멤버들 가운데 한명의 아들이기도 하다.

오닐은 컨퍼런스콜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다고 말하지 않겠다"며 "메릴린치는 전례가 없었던 유동성 경색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2002년12월 오닐 취임 이후 메릴린치 주가는 46% 올랐다. 그러나 경쟁자인 골드만삭스는 이기간 186% 올랐다. 모간스탠리는 59% 올라 메릴린치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한편 메릴린치는 4분기에도 대규모 자산 상각을 해야할 것으로 전망됐다. CIBC 월드 마켓 애널리스트 머레디스 위트니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 메릴린치가 지난 3분기에 대규모 자산상각을 단행, 부실을 털어냈으나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부실 증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4분기에 40억달러를 추가 상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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