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순진한' 기대가 깨지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건강보험료 축소납부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국감장은 '감사'는 실종되고 '정쟁'만 남게 됐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지지 않고 "국민정서법에 호소하는 마녀사냥", "막무가내식 후보 흠집내기"라고 맞받으면서 국감의 정상적인 흐름은 매번 끊겼다. 이 과정에서 막말 주고받기와 고함 지르기는 예사였다.
자연스럽게 정작 필요한 국민들이 낸 소중한 건강보험료가 제대로 관리되고 쓰여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의원 나리들의 '국감 푸닥거리' 가운데 '국민'은 없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당내 유력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과도한 '충성경쟁'으로 해석했다. 마음은 이미 '뽕밭'에 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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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파행 국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너무 심각해서 정부가 내년 건강보험료를 크게 올리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생활고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가을의 한 복판에서 절로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