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턴어라운드 이끄는 '구본무식 경영'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07.10.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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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어라운드를 넘어-상]주요계열사 3Q 실적회복 본격화

올초 창업 60주년을 맞았던 LG그룹의 분위기는 다소 침체됐었다. 주요계열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LG는 환갑잔치가 아니라 혁신을 위한 대대적 조직개편을 선택했다.

LG는 지난 1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구본무식 경영'을 강화했다. '마른 걸레를 또 짜는' 원가경쟁력 제고 노력에 나섰고, 마케팅 중심 조직으로 과감한 체질 변화도 마다하지 않았다.



'구본무식 경영'의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LG의 주요계열사들은 3분기들어 서서히 얼굴을 펴고 있다. 지난 2분기 1년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LG필립스LCD (11,500원 ▲410 +3.70%)는 전분기 대비 300% 이상 성장한 영업이익을 내놨다.

LG화학 (316,500원 ▼3,000 -0.94%)도 마찬가지다. 3분기에 영업이익 2525억원을 기록, 분기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것도 유가가 8~90달러를 넘나드는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PL 3Q '어닝 서프라이즈'=3분기 LG의 턴어라운드를 이끈 것은 LGPL이었다. LGPL의 3분기 영업이익은 6930억원이었다. 시장 전망치 5100억원을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9월 LG필립스LCD 파주사업장을 방문했다.<br>
사진은 LG필립스LCD의 CTO 정인재 부사장이 듀얼 터치스크린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br>
사진 오른쪽부터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구본무 LG 회장.<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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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9월 LG필립스LCD 파주사업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LG필립스LCD의 CTO 정인재 부사장이 듀얼 터치스크린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오른쪽부터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구본무 LG 회장.



LGPL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한 후 1분기 만에 전분기 대비 362% 성장했다. 전년동기의 38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도 전년동기 2조7730억원에 비해 43% 증가한 3조953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 3조3550억원보다 18% 성장했다. 2분기에 이어 또 한번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다.


LGPL의 이같은 실적은 권영수 사장 취임 이후 강조해온 '맥스캐파' 활동으로 생산량 및 출하량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LGPL은 올들어 생산 프로세스 개선과 원가절감형 모델 개발 등의 활동에 집중해왔다.

LGPL의 3분기 평방미터당 매출원가는 전분기에 비해 9% 감소한 100만원을 기록했다. LGPL은 지속적인 원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올해 약 30%의 원가절감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회사측은 풀HD 및 120Hz 기술의 상용화되면서 LG전자 TV의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객기반 강화 활동으로 인한 TV패널 부문의 안정적 성장과 전 사업부문에 걸친 수익성 증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악조건 속 '우뚝' LG화학=LG화학은 3분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75%를 한분기에 벌어들였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5.8% 증가한 2525억원이고,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3339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분기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1128억원, 올 1분기 1269억원으로 소폭씩 개선되던 영업이익은, 2분기 1630억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상승 곡선을 탔다.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1.4% 증가한 2조766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73.3% 증가한 209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정보전자소재 부문이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200%, 매출 31.6% 증가했다. 특히 전지사업은 원통형 전지의 가격이 오르고 휴대폰용 전지가 판매 호조를 보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석유화학 부문도 PVC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계절적 성수기로 ABS/EP부문의 실적이 개선된 것을 계기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2% 영업이익은 171.7% 증가했다.



LG화학은 "전 임직원들이 지난해부터 실시한 Speed 경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목표달성이라는 소중한 성공체험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실적호조의 중요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예상치 부합, LG전자=LG전자 (110,100원 ▲600 +0.55%)는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을 내며 그룹 맏형으로 체면을 지켰다. 글로벌 기준 매출은 9조9111억원, 영업이익은 36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2%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1.3%p 증가했다.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5월 역삼동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했다. <br>
사진은 2006년 슈퍼 디자이너로 선정된 차강희 LG전자 MC 디자인연구소장으로부터 <br>
휴대폰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는 모습.<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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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5월 역삼동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했다.
사진은 2006년 슈퍼 디자이너로 선정된 차강희 LG전자 MC 디자인연구소장으로부터
휴대폰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는 모습.



LG전자의 실적은 휴대전화가 견인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매출액은 2조 6352억 원, 영업이익 2201억 원이다. 3분기 휴대폰은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 물량 확대로 전분기 대비 15% 증가한 2,190만대가 팔렸다.



분기 사상 처음으로 2000만대 벽을 넘어섰다. 특히 제품경쟁력과 원가 구조 개선에 따라 신흥시장에서 중저가 모델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회사측은 분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담당하고 있는 DD사업부는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3분기 매출액은 3조 1703억원이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1383억원 영업손실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28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DD사업부는 특히 LCD TV는 전분기 대비 28%, PDP TV는 23% 매출이 신장했다. 또한 PDP모듈 사업도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판매가 늘고, 가동률이 크게 향상됐다. 디스플레이 전체적으로 전분기 매출은 17% 늘어났다.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DA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은 2조 7854억 원, 영업이익은 1496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원화절상,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 매출 확대 및 원가혁신 활동으로 영업이익률이 5.4%까지 개선됐다.

◆ LG생건ㆍLG데이콤도 '호조'=LG생활건강 (349,500원 0.00%)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4.4% 성장한 3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대비 9.1% 증가한 3020억원을 나타냈다.

LG생건은 3분기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9%, 34.8% 증가한 8773억원과 105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에서는 올해 지난 2001년의 1077억원을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생건은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고객가치 실현'과 '비용절감'을 축으로 하는 '가치혁신'을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데이콤 (0원 %)은 3분기 전년동기 대비 8% 증가한 33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과 회선설비 사용료 등으로 지난해보다 20% 감소한 531억원을 달성했다.

회사측은 웹하드 금융거래 서비스 등 모든 서비스에서 매출 호조를 보인 e-Biz 사업의 매출이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한 IDC사업 역시 23%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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