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떨어졌으면 하는데…"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7.10.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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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불안정…美 증시 따라 하락폭 결정될 듯

당황스러운 하루였다. 오전에는 올라서 당황스러웠고 오후엔 빠져서 당황스러웠다.

24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상승폭을 넓히며 2000을 다시 뚫었다. 하지만 오전 11시 이후 상승세가 꺾이더니 결국 소폭 하락 마감했다. 메릴린치가 3분기 실적에 손실을 추가반영한다는 소식에 지레 움츠러들은 것.

이날 코스피시장의 고점과 저점 차는 무려 80p에 달했다. 장중 2000을 넘었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p 가까이 하락, 1933.36으로 마감했다.



◇ 솥뚜껑 보고 놀라…불안심리 반영 = 요즘 들어 한국 증시는 부쩍 중국보다 미국과 친해진 느낌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태에서 미국발 뉴스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사실 메릴린치의 추가 상각 보도가 2000에서 1930대까지 지수를 끌어내릴 만한 재료는 아니었다'며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의 불안 심리가 강하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여기서 추가 매입은 부담스러운 상태"라고 밝혔다.



◇ "먼저 맞는 매가 낫다" = 이날 모 증권사의 트레이더는 "트레이더들 끼리는 '한번 크게 빠지는 장이 올 것'이라고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식펀드매니저는 "오전에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섰을 때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다"며 "사실 당분간 주가가 좀 빠졌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쉬지 않고 오르는 데 대한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현 주가도 내년 기업 이익이 대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2009년에도 기업이익이 좋을 것이란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오를 경우 더 큰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는 게 '건강에 좋다'는 얘기로 들린다.

내일 장은 1900선 지지 여부에 주목해야할 것 같다.

민상일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할 경우 한국 증시가 크게 반응할 수 있다"며 "지난 월요일은 1900선을 지키며 마감했지만 이번에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1900을 기준으로 지리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아직은 저가매수에 나서긴 이르다는 게 민 연구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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