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보료 8.6% 인상 '사상최고'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7.10.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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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수준 인상시 1조4115억 적자예상"… 가입자 단체 반발 불가피

정부가 내년 건강보험료를 사상 최고수준인 8.6%까지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국민들의 건보료 부담이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전날 비공개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이같은 인상률을 정부안으로 제시했다.
 
복지부는 건정심에 보고한 '2008년도 건강보험 재정전망'에서 "건보료를 올해 수준인 6.5%로 동결할 경우 내년에는 1조4115억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므로 고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복지부는 내년 건강보험 수입은 27조1588억원, 지출은 28조5703억원으로 전망하면서 의료수가 2% 인상과 함께 건보료를 8.6%는 인상해야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2004년 이후 보장성을 확대하면서 당기적자 재정을 편성했지만 누적적립금이 계속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수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보료 고율 인상은 올해 건보 재정적자 규모가 3400억원까지 늘어나고 담뱃값 인상이 불발되는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예고됐던 것이지만 정부안은 당초 예상보다도 인상폭이 훨씬 크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만약 정부안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2003년 8.5% 인상을 넘어서 사상 최대 인상률을 기록하게 된다. 정부안 대로라면 내년 직장인 건강보험료의 경우는 평균 6만5168원(사업주 부담금 제외)에서 8만원대로 치솟는다.
 
그러나 가입자단체는 6% 이내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건정심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 가입자단체 사이에 마찰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단체의 한 인사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정부가 관련 재정을 건보료 인상으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맞지 않고, 국민들도 수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건정심은 추가 협상을 거쳐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내년 건보료 인상률을 확정할 계획으로 있다. 건정심은 정부·가입자·공급자 각 8인씩 24인으로 구성돼 있다. 건보료 인상률에 합의하지 못하면 표결로 결정하게 된다.



6.5%가 인상된 지난해의 경우 가입자 대표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이 이뤄져 가입자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
 
의사·한의사 등 공급자 단체는 정부와 수가협상을 미리 거쳐야 하므로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따라서 정부가 완강하게 밀고 나가면 정부 의지대로 건보료 인상률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 건보료 인상률 결정은 국회 의결도 필요 없어 건정심에서 결정되면 그대로 통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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