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경북 포항 출신. 게다가 한나라당은 '동부리그'라 불릴 정도로 영남을 장악하고 있다.
누가 봐도 호남후보(정동영) 대 영남후보(이명박)의 대결이다.
이 후보는 한발 앞섰다. 16개 시도를 도는 대선필승 결의대회의 첫 출정식을 광주에서 치렀다. 둘 다 '첫 행선지'를 각자의 취약지역으로 잡은 셈인데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5년 전 인연도 있다. 지난 2002년 노무현 후보 지지유세를 다니던 정 후보에게 자갈치시장 상인들은 "다음엔 밀어주겠다"며 호감을 보였다. 경선을 완주하고 결과에 승복한 모습이 먹혀든 것.
정 후보는 부산경남 경선 승리 뒤 "부산갈매기(부산시민의 별명)가 저를 잊지 않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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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차례 대선 결과도 정 후보에겐 청신호다. 부산은 지난 97년 김대중 후보에게 15.28%, 2002년 노무현 후보에게 29.86%의 지지를 보냈다.
총선에선 언제나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공식이 통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올 대선에서 지역대결 구도를 피할 수 없다고 보면 정 후보로선 부산·경남에서 최대한 득표해야 한다.
다양하게 분화된 부산지역 지지층을 하나로 묶는 게 급선무다. 특히 '친노'의 표심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 정 후보는 25일 부산 민주화의 성지인 민주공원을 찾는다. '공통분모'를 자극, 구심력을 얻겠다는 각오다.
◇깃발만 꽂으면...?=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공식에 도전하는 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광주를 찾았다. 선대위 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부에선 호남 출신 인사차별이 없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가 인정했듯 한나라당과 광주(호남)는 가깝지 못했다. 이 후보로선 '실용'과 '경제' 이미지를 내세워 지역주의 대결구도에 파묻혔던 호남의 지지세를 증폭해내겠다는 계산이다. "호남 성공시대를 열겠다"는 선언은 그런 뜻으로 읽힌다.
자신감도 있다. 이 후보는 역대 어느 한나라당 대선 후보보다 호남 지지율이 높다. 조사에 따라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이변'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당 정 후보가 영남 지역주의를 깨려고 하는만큼 이 후보의 호남 공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