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안으로 굽은' 펀드 판매사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10.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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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 펀드 계열사 편중 심해..'제식구 밀어주기' 지적

은행·증권사들이 계열 운용사의 펀드 판매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자 입장의 상품 제공보다 계열사 밀어주기에 힘을 쏟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판매사는 계열사 상품이 전체 판매잔액의 절반을 넘을 만큼 편중 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판매사들이 펀드 수익률이나 투자자의 성향에 따른 맞춤식 상품 제공보다 계열회사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지적했다.



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주요 판매사별 공모 주식형펀드 판매액(7월12일 기준) 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국내와 해외주식형펀드 판매액 중 미래에셋자산과 맵스운용 펀드 비중이 각각 99.9%(3조2932억원), 98.6%(4조2113억원)에 달해 전체의 대부분을 계열사 상품이 차지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도 푸르덴셜자산운용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펀드가 전체 판매액 중 각각 77.8%(8518억원), 74.3%(1조795억원)를 차지, 계열사 펀드를 밀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판매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의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액 중 계열사인 하나UBS자산운용 상품이 모두 '1등'을 차지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는 하나은행 전체 판매액에서 46.2%(7778억원), 하나대투증권에서 60.6%(684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삼성투신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 비중이 69.2%(1조715억원), 해외 주식형이 51.2%(8800억원)를 차지해 계열사 상품 판매에 치중했다.

한국증권은 한국투신운용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비중이 49.9%(9611억원)로 가장 많았고, 한국밸류자산운용도 34.0%(6540억원)를 차지, 계열사 판매액이 전체의 83.9%에 달했다.
해외 주식형은 맥쿼리IMM자산운용(25.8%) 다음으로 한국투신운용(22.3%)이 차지했다.


신한은행은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액 1위에 계열사 SH자산운용이 29.3%(9577억원), 해외펀드도 역시 합작회사인 신한BNP투신의 펀드가 전체의 82.4%(4조6991억원)에 이르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계열사 KB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액이 15.5%로 2위를 차지했고 해외 주식형에선 KB·맥쿼리IMM·도이치투신·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 비중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씨티은행도 계열 운용사가 없는 탓에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액 중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30.9%), 세이에셋자산운용(21.7%), 피델리티자산운용(18.6%), 미래에셋자산운용(10.9%)의 비중이 고른 분포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홍보실은 "미래에셋의 펀드는 '브랜드'로 인식될 만큼 대중성이 높아 미래에셋증권으로 찾아오는 경우 대부분 미래에셋펀드를 가입하려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마케팅 관계자는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은 여전히 계열사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려는 경향이 짙고 아예 경쟁사 상품을 팔지 않는 곳도 있다"며 "만약 동네 가게에서 특정 회사의 음식품만 진열해 놓고 판매한다면 이해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주요 판매사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사별 판매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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